지혜가 재물보다 낫다

부와 죽음과 행위의 결과를 노래하며 경을 맺는 랏타빨라의 마지막 게송

랏타빨라 존자는 이렇게 말하고 다시 게송을 읊었다. “나는 세상의 부유한 사람들이 재물을 얻고도 어리석음 때문에 나누지 않는 것을 보았노라. 탐욕스럽게 재물을 쌓아 두면서도 감각적 즐거움을 더욱 바라느니라.”

Idamavoca āyasmā raṭṭhapālo. Idaṁ vatvā athāparaṁ etadavoca: “Passāmi loke sadhane manusse, Laddhāna vittaṁ na dadanti mohā; Luddhā dhanaṁ sannicayaṁ karonti, Bhiyyova kāme abhipatthayanti.

맛지마 니까야 MN 82 랏타빨라경 (Raṭṭhapālasutta)

배경

왕과의 긴 문답을 마친 랏타빨라가 이제 마지막 게송을 읊기 시작합니다. 앞선 산문 대화가 왕 자신의 경험을 통해 네 문장을 하나씩 확인해 가는 방식이었다면, 이 게송은 세상을 넓게 바라보며 그 이치를 노래로 풀어냅니다. 첫 연은 재물을 얻고도 나누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욕심을 내는 부유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며 시작합니다. 이 경의 결말을 여는 첫 노래입니다.

묵상

가진 것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더 많이 원하게 되는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서 지켜본 적이 있나요? 그 모습에서 나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인 순간이 있었다면 그것은 언제였나요? 그때 나는 무엇을 나누지 못하고 있었나요?

“왕이 힘으로 바다 끝까지 땅을 정복해 다스려도 바다 이쪽으로 만족하지 못하여 다시 저쪽 해안까지 바라느니라. 왕과 수많은 사람은 갈애를 버리지 못한 채 죽음을 맞고, 여전히 모자란 채 몸을 버리느니라. 이 세상의 감각적 즐거움에는 만족이 없느니라.”

Rājā pasayhā pathaviṁ vijitvā, Sasāgarantaṁ mahimāvasanto; Oraṁ samuddassa atittarūpo, Pāraṁ samuddassapi patthayetha. Rājā ca aññe ca bahū manussā, Avītataṇhā maraṇaṁ upenti; Ūnāva hutvāna jahanti dehaṁ, Kāmehi lokamhi na hatthi titti.

맛지마 니까야 MN 82 랏타빨라경 (Raṭṭhapālasutta)

배경

앞서 왕이 스스로 답했던 정복의 이야기가 이제 게송 속에서 다시 울립니다. 바다 끝까지 땅을 정복해도 만족하지 못하고 그 너머까지 바라는 왕의 모습은, 앞선 산문 대화에서 왕 자신이 직접 인정했던 바로 그 마음입니다. 이 연은 그런 왕과 수많은 사람들이 결국 갈애를 버리지 못한 채 여전히 모자란 채로 죽음을 맞는다고 노래합니다. 앞서 나눈 대화가 노래로 다시 요약되는 셈입니다.

묵상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여겼던 순간이,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또 다른 바람의 시작점이었던 적이 있나요? 그 끝없는 흐름을 알아차린 뒤에는 무엇이 달라졌나요? 그 흐름을 멈출 수 있는 자리는 어디쯤일까요?

“친척들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울며 ‘아, 우리 님은 죽지 말았어야 했는데’라고 말하느니라. 시신을 한 벌의 천에 싸서 들고 나가 장작더미를 쌓아 불태우느니라. 모든 재물을 남겨 둔 채 한 벌의 천만 입고, 막대로 이리저리 찔리며 불타느니라. 죽어 가는 이를 친척과 벗과 동료가 지켜 줄 수 없느니라.”

Kandanti naṁ ñātī pakiriya kese, Ahovatā no amarāti cāhu; Vatthena naṁ pārutaṁ nīharitvā, Citaṁ samādāya tatoḍahanti. So ḍayhati sūlehi tujjamāno, Ekena vatthena pahāya bhoge; Na mīyamānassa bhavanti tāṇā, Ñātīdha mittā atha vā sahāyā.

맛지마 니까야 MN 82 랏타빨라경 (Raṭṭhapālasutta)

배경

게송은 이제 죽음의 장면을 구체적으로 그립니다. 살아 있을 때 쌓아 둔 모든 재물을 남겨 둔 채, 결국 한 벌의 천에 싸여 화장되는 몸의 모습입니다. 친척들의 울음도, 곁을 지키던 벗과 동료도 죽어 가는 이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 장면은 앞서 왕과의 대화에서 나눈 두 번째 문장, "피난처도 구원자도 없다"는 말을 다시 한번 노래로 확인시켜 주는 대목입니다.

묵상

가까운 이의 죽음 앞에서, 그 어떤 사랑도 그 순간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을 느낀 적이 있나요? 그 무력함 속에서도 곁을 지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 곁을 지킨 시간은 나에게 무엇을 남겼나요?

“상속자들은 그의 재물을 가져가고, 사람은 자기 행위에 따라 가느니라. 죽는 이를 따라가는 재물은 하나도 없느니라. 자식도 배우자도 재물도 나라도 따라가지 않느니라. 재물로 오래 살 수 없고, 부로 늙음을 물리칠 수도 없느니라. 지혜로운 이들은 이 삶이 짧고 덧없으며 변하는 것이라 말하느니라.”

Dāyādakā tassa dhanaṁ haranti, Satto pana gacchati yena kammaṁ; Na mīyamānaṁ dhanamanveti kiñci, Puttā ca dārā ca dhanañca raṭṭhaṁ. Na dīghamāyuṁ labhate dhanena, Na cāpi vittena jaraṁ vihanti; Appaṁ hidaṁ jīvitamāhu dhīrā, Asassataṁ vippariṇāmadhammaṁ.

맛지마 니까야 MN 82 랏타빨라경 (Raṭṭhapālasutta)

배경

죽음의 자리에서 무엇이 남고 무엇이 함께 가는지를 대비하는 대목입니다. 상속자들은 재물을 가져가지만, 정작 죽는 이를 따라가는 것은 자식도 배우자도 재물도 나라도 아니고 오직 스스로 지은 행위뿐입니다. "재물로 오래 살 수 없고 부로 늙음을 물리칠 수도 없다"는 구절은 앞서 왕과 나눈 세 번째 문장, 진정한 소유자가 없다는 이야기를 다시 압축해서 들려줍니다.

묵상

내가 지금 시간과 마음을 쏟고 있는 것 가운데, 죽음의 문턱까지 정말로 나와 함께 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 답을 알면서도 삶의 우선순위는 쉽게 바뀌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부자도 가난한 이도 삶의 부딪힘을 겪고, 어리석은 이도 지혜로운 이도 똑같이 그것과 마주치느니라. 어리석은 이는 제 어리석음에 얻어맞아 쓰러지지만, 지혜로운 이는 부딪힘을 겪어도 흔들리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지혜가 재물보다 낫나니, 지혜로 지금 여기에서 완성에 이르기 때문이니라.”

Aḍḍhā daliddā ca phusanti phassaṁ, Bālo ca dhīro ca tatheva phuṭṭho; Bālo ca bālyā vadhitova seti, Dhīro ca na vedhati phassaphuṭṭho. Tasmā hi paññāva dhanena seyyo, Yāya vosānamidhādhigacchati; Abyositattā hi bhavābhavesu, Pāpāni kammāni karonti mohā.

맛지마 니까야 MN 82 랏타빨라경 (Raṭṭhapālasutta)

배경

이 경의 제목이기도 한 "지혜가 재물보다 낫다"는 구절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부자든 가난한 이든, 어리석은 이든 지혜로운 이든 누구나 삶의 부딪힘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서 갈립니다. 어리석은 이는 그 부딪힘에 그대로 쓰러지지만, 지혜로운 이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재물이 지켜 주지 못하는 자리를 지혜가 지켜 준다는 이 경의 핵심이 여기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묵상

같은 어려움을 겪고도 흔들리는 사람과 흔들리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재물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무엇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나요? 나는 그 차이를 만드는 지혜를 어디에서 길러 왔는지 돌아보세요.

“여러 존재를 오가며 완성에 이르지 못한 이들은 어리석음 때문에 나쁜 행위를 짓느니라. 거듭 태어나고 다음 세상으로 가며 윤회를 이어 가고, 지혜가 적은 이는 그것을 믿고 따르며 또다시 태어나 다음 세상으로 가느니라. 마치 집을 뚫다 붙잡힌 도둑이 자기 악행으로 벌을 받듯이, 사람들은 세상을 떠난 뒤 다음 세상에서 자기가 지은 악행으로 벌을 받느니라.”

Upeti gabbhañca parañca lokaṁ, Saṁsāramāpajja paramparāya; Tassappapañño abhisaddahanto, Upeti gabbhañca parañca lokaṁ. Coro yathā sandhimukhe gahito, Sakammunā haññati pāpadhammo; Evaṁ pajā pecca paramhi loke, Sakammunā haññati pāpadhammo.

맛지마 니까야 MN 82 랏타빨라경 (Raṭṭhapālasutta)

배경

게송은 이제 죽음 이후로 시선을 넓힙니다. 완성에 이르지 못한 이들이 어리석음으로 나쁜 행위를 지으며 거듭 태어남을 이어 간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집을 뚫다 붙잡힌 도둑"의 비유는 자기가 지은 행위의 결과를 결국 자기가 받는다는 이치를 생생하게 그립니다. 앞서 여러 차례 등장했던 "자기 행위에 따라 간다"는 구절이 이 비유를 통해 더 구체적인 상으로 다가옵니다.

묵상

지금 내가 짓고 있는 행위가 나중에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도둑과 벌의 비유처럼 눈앞에 그려 본 적이 있나요? 그 그림은 지금의 선택을 조금이라도 다르게 만들어 주는지 가만히 살펴보세요.

“감각적 즐거움은 갖가지로 달고 마음에 들지만 여러 모습으로 마음을 뒤흔드느니라. 감각적 즐거움의 위험을 보았기에 나는 출가하였노라, 대왕이여. 나무 열매가 떨어지듯 사람은 젊은이도 늙은이도 몸이 무너지면 떨어지느니라. 이것을 보았기에 나는 출가하였노라, 대왕이여. 틀림없는 수행자의 삶이 더 나으니라.”

Kāmāhi citrā madhurā manoramā, Virūparūpena mathenti cittaṁ; Ādīnavaṁ kāmaguṇesu disvā, Tasmā ahaṁ pabbajitomhi rāja. Dumapphalāneva patanti māṇavā, Daharā ca vuḍḍhā ca sarīrabhedā; Etampi disvā pabbajitomhi rāja, Apaṇṇakaṁ sāmaññameva seyyo”ti.

맛지마 니까야 MN 82 랏타빨라경 (Raṭṭhapālasutta)

배경

랏타빨라의 마지막 게송이자 이 경 전체를 맺는 대목입니다. 그는 감각적 즐거움이 달콤하면서도 동시에 마음을 뒤흔든다는 위험을 보았기에 출가했다고 다시 한번 밝히고, 나무 열매가 익으면 떨어지듯 젊은이도 늙은이도 몸이 무너지면 떨어진다는 비유로 삶의 마지막을 그립니다. "틀림없는 수행자의 삶이 더 나으니라"는 마지막 문장으로 게송과 경 전체가 함께 마무리됩니다.

묵상

달콤함과 위태로움이 함께 있는 것들을 지금 내 삶에서 떠올려 본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그 둘을 함께 보면서도 여전히 그것을 선택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