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의 제따 숲,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머무셨다.
그곳에서 세존께서 수행자들을 부르셨다.
“수행자들이여.”
“세존이시여.”
수행자들이 세존께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Evaṁ me sutaṁ— ekaṁ samayaṁ bhagavā sāvatthiyaṁ viharati jetavane anāthapiṇḍikassa ārāme. Tatra kho bhagavā bhikkhū āmantesi: “bhikkhavo”ti. “Bhadante”ti te bhikkhū bhagavato paccassosuṁ. Bhagavā etadavoca:
맛지마 니까야 MN 7 옷감의 비유경 (Vatthasutta) 배경
이 대목은 옷감의 비유경이 시작되는 첫 장면입니다. 부처님께서 사왓티의 제따 숲,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머무실 때 수행자들을 부르시고 가르침을 여십니다. "수행자들이여" 하고 부르시자 "세존이시여" 하고 대답하는 짧은 문답은 여러 경전에 되풀이되는 정형구로, 스승이 부르고 제자가 응답하는 자리에서 가르침이 비로소 시작됨을 보여줍니다. 이어지는 대목에서 부처님은 옷감의 비유로 마음의 상태를 설명하십니다.
묵상
누군가 나를 부르고 이야기를 꺼내려 할 때, 하던 일을 멈추고 온전히 귀 기울인 적이 있나요? 바쁘다는 이유로 건성으로 흘려들은 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도 함께 떠올려 볼까요? 오늘 이 이야기도 그런 마음으로 들어보면 어떨까요?
“수행자들이여, 더럽고 때 묻은 옷감이 있다고 하자.
염색공이 그 옷감을 파랑이나 노랑이나 빨강이나 자홍색,
어떤 물감에 담그더라도 빛깔은 잘 들지 않고 깨끗하지 않으리라.
무엇 때문인가?
수행자들이여, 옷감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그와 같이 마음이 오염되면 나쁜 곳으로 향하게 되느니라.”
“Seyyathāpi, bhikkhave, vatthaṁ saṅkiliṭṭhaṁ malaggahitaṁ; tamenaṁ rajako yasmiṁ yasmiṁ raṅgajāte upasaṁhareyya—yadi nīlakāya yadi pītakāya yadi lohitakāya yadi mañjiṭṭhakāya durattavaṇṇamevassa aparisuddhavaṇṇamevassa. Taṁ kissa hetu? Aparisuddhattā, bhikkhave, vatthassa. Evameva kho, bhikkhave, citte saṅkiliṭṭhe, duggati pāṭikaṅkhā.
맛지마 니까야 MN 7 옷감의 비유경 (Vatthasutta) 배경
더럽고 때 묻은 옷감은 아무리 좋은 물감에 담가도 빛깔이 곱게 들지 않습니다. 부처님은 그 이유를 "옷감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으신 뒤, 마음도 이와 같아서 오염된 마음은 나쁜 곳으로 향하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겉에 무엇을 더하느냐보다 바탕이 어떤 상태인지가 결과를 가른다는 것입니다. 이 비유는 뒤에 나올 마음의 열여섯 가지 오염을 이해하는 첫 문턱이 됩니다.
묵상
좋은 마음을 먹어도 자꾸 어긋난 방향으로 흘러간 적이 있다면, 그 밑바탕에 무엇이 물들어 있었는지 돌아본 적이 있나요? 겉으로 애쓰는 것만으로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던 일이 있었다면, 그때 마음의 바탕은 어떤 상태였는지도 함께 살펴보면 좋겠어요.
“수행자들이여, 깨끗하고 맑은 옷감이 있다고 하자.
염색공이 그 옷감을 파랑이나 노랑이나 빨강이나 자홍색,
어떤 물감에 담그더라도 빛깔은 잘 들고 깨끗하리라.
무엇 때문인가?
수행자들이여, 옷감이 깨끗하기 때문이니라.
그와 같이 마음이 오염되지 않으면 좋은 곳으로 향하게 되느니라.”
Seyyathāpi, bhikkhave, vatthaṁ parisuddhaṁ pariyodātaṁ; tamenaṁ rajako yasmiṁ yasmiṁ raṅgajāte upasaṁhareyya—yadi nīlakāya yadi pītakāya yadi lohitakāya yadi mañjiṭṭhakāya—surattavaṇṇamevassa parisuddhavaṇṇamevassa. Taṁ kissa hetu? Parisuddhattā, bhikkhave, vatthassa. Evameva kho, bhikkhave, citte asaṅkiliṭṭhe, sugati pāṭikaṅkhā.
맛지마 니까야 MN 7 옷감의 비유경 (Vatthasutta) 배경
앞의 비유를 뒤집어, 깨끗하고 맑은 옷감은 어떤 물감을 들여도 곱게 물든다고 말씀하십니다. 옷감이 깨끗하기 때문이며, 마음도 오염되지 않으면 좋은 곳으로 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러운 옷감과 깨끗한 옷감이 짝을 이루며, 결과를 가르는 것은 물감이 아니라 바탕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킵니다. 이 대구는 이어지는 열여섯 가지 마음의 오염을 살피는 이유를 밝혀 줍니다.
묵상
마음이 맑았던 날, 평소라면 힘들었을 일도 수월하게 풀렸던 경험이 있나요? 그 맑음이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 떠올려볼까요? 반대로 오늘 하루 중 마음이 가장 맑았던 순간은 언제였는지도 짚어보면 좋겠어요.
“수행자들이여, 무엇이 마음의 오염인가?
삐뚤어진 탐욕은 마음의 오염이고,
악의는 마음의 오염이며,
성냄은 마음의 오염이고,
원한은 마음의 오염이니라.
남을 깎아내림은 마음의 오염이고,
남과 맞서 자기를 내세움은 마음의 오염이며,
질투는 마음의 오염이고,
인색은 마음의 오염이니라.”
Katame ca, bhikkhave, cittassa upakkilesā? Abhijjhāvisamalobho cittassa upakkileso, byāpādo cittassa upakkileso, kodho cittassa upakkileso, upanāho cittassa upakkileso, makkho cittassa upakkileso, paḷāso cittassa upakkileso, issā cittassa upakkileso, macchariyaṁ cittassa upakkileso, …
맛지마 니까야 MN 7 옷감의 비유경 (Vatthasutta) 배경
부처님은 마음의 오염이 무엇이냐고 스스로 물으신 뒤 열여섯 가지를 하나씩 밝히십니다. 이 대목은 그 가운데 앞의 여덟 가지, 삐뚤어진 탐욕과 악의, 성냄과 원한, 남을 깎아내림과 자기를 내세움, 질투와 인색을 나열합니다. 순간 치미는 성냄과 오래 품는 원한, 남을 낮추는 것과 나를 높이는 것을 각각 구별해 놓아, 서로 비슷해 보이는 마음도 저마다 다른 오염으로 다룹니다.
묵상
이 여덟 가지 가운데 요즘 내 하루를 가장 자주 물들이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름을 하나씩 붙여 가며 찾아보면 어떨까요? 막연히 기분이 나쁘다고 넘기지 않고 정확한 이름을 붙여 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속임은 마음의 오염이고,
위선은 마음의 오염이며,
완고함은 마음의 오염이고,
공격성은 마음의 오염이니라.
자만은 마음의 오염이고,
거만은 마음의 오염이며,
들뜬 취기는 마음의 오염이고,
게으름은 마음의 오염이니라.”
… māyā cittassa upakkileso, sāṭheyyaṁ cittassa upakkileso, thambho cittassa upakkileso, sārambho cittassa upakkileso, māno cittassa upakkileso, atimāno cittassa upakkileso, mado cittassa upakkileso, pamādo cittassa upakkileso.
맛지마 니까야 MN 7 옷감의 비유경 (Vatthasutta) 배경
앞선 여덟 가지에 이어 나머지 여덟 가지 오염이 이어집니다. 속임과 위선, 완고함과 공격성, 자만과 거만, 들뜬 취기와 방일입니다. 남을 속이는 것과 겉과 속이 다른 것, 고집을 꺾지 않는 것과 날을 세우는 것, 스스로를 높이는 것과 남을 낮추어 보는 것을 나란히 놓아 구별합니다. 이렇게 열여섯 가지를 다 갖춘 뒤에야 부처님은 이 오염들을 알아보고 버리는 방법을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묵상
자만과 거만, 들뜬 마음과 방심은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결국 나를 살피는 눈을 흐리게 하는 건 아닐까요? 오늘은 그중 어느 것이 슬며시 찾아왔는지 짚어볼까요? 열여섯 가지 가운데 유독 자주 마주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헤아려 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