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길 몸 안에서

세상의 끝은 이동해 닿는 곳이 아니라 이 몸 안에서 알아차리는 자리임을 밝힙니다.

놀랍습니다, 세존이시여.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이렇게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 벗이여, 그러나 나는 세상의 끝에 이르지 않고서는 괴로움의 끝을 낼 수 있다고도 말하지 않느니라. 다만 나는 바로 이 한 길 몸, 인식과 마음을 지닌 이 몸 안에서 세상과 세상의 일어남과 세상의 소멸과 세상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알리느니라.

Acchariyaṁ, bhante, abbhutaṁ, bhante. Yāvasubhāsitamidaṁ, bhante, bhagavatā: ‘yattha kho, āvuso, na jāyati na jīyati na mīyati na cavati na upapajjati, nāhaṁ taṁ gamanena lokassa antaṁ ñāteyyaṁ daṭṭheyyaṁ patteyyanti vadāmī’”ti. “Na kho panāhaṁ, āvuso, appatvā lokassa antaṁ dukkhassa antakiriyaṁ vadāmi. Api ca khvāhaṁ, āvuso, imasmiṁyeva byāmamatte kaḷevare sasaññimhi samanake lokañca paññapemi lokasamudayañca lokanirodhañca lokanirodhagāminiñca paṭipadanti.

상윳따 니까야 SN 2.26 로히땃사경 (Rohitassasutta)

배경

로히땃사가 자신의 실패담을 마치자 다시 한 번 감탄하며 앞서와 같은 방식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되풀이합니다(이번에도 '…'로 줄였습니다). 부처님은 이 지점에서 경 전체의 핵심을 드러내십니다. 걸어서는 세상의 끝에 이를 수 없다고 하시면서도, 동시에 세상의 끝에 이르지 않고서는 괴로움을 끝낼 수 없다고 다시 못 박으십니다. 그리고 그 모순을 이렇게 푸십니다. 세상의 끝은 먼 곳으로 이동해 닿는 자리가 아니라, 지각과 마음을 지닌 이 한 길 몸 안에서 세상과 그 일어남과 소멸과 소멸에 이르는 길을 그대로 알아차릴 때 만나는 자리라는 것입니다. 이는 사성제의 얼개(괴로움·일어남·소멸·길)를 그대로 되비칩니다.

묵상

멀리 떠나야만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뜻밖에 아주 가까운 곳에서 답을 발견한 경험이 있나요? 지금 겪는 어려움도 꼭 멀리서 답을 구하지 않아도 될 수 있어요. 지금 이 순간의 몸과 마음을 가만히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괜찮아요.

걸어서는 세상의 끝에 끝내 이를 수 없으니, 세상의 끝에 이르지 않고는 괴로움에서 벗어남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세상을 아는 지혜로운 이는 청정한 삶을 마치고 세상의 끝에 이르러 고요해진 채 세상의 끝을 알고서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바라지 않느니라.

Gamanena na pattabbo, lokassanto kudācanaṁ; Na ca appatvā lokantaṁ, dukkhā atthi pamocanaṁ. Tasmā have lokavidū sumedho, Lokantagū vusitabrahmacariyo; Lokassa antaṁ samitāvi ñatvā, Nāsīsati lokamimaṁ parañcā”ti.

상윳따 니까야 SN 2.26 로히땃사경 (Rohitassasutta)

배경

경을 맺는 게송으로, 앞의 산문 대화에서 밝힌 결론을 운문으로 요약합니다. 앞의 두 행은 걸어서는 세상의 끝에 이를 수 없으면서도 그 끝에 이르지 않고는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역설을 다시 한 번 되풀이합니다. 뒤의 네 행은 그 역설이 풀린 자리, 곧 청정한 삶(수행)을 마치고 고요해진 채 세상의 끝을 안 지혜로운 이의 모습을 그립니다. 그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바라지 않는다고 마무리되는데, 이는 앞서 부처님이 말씀하신 '이 한 길 몸 안에서 세상의 끝을 안다'는 가르침이 실현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묵상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바라지 않는다'는 말은 당장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 그 바람이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어떤 무게로 얹혀 있는지 가만히 느껴 보아도 좋아요. 답을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