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잘해 드리고 싶은데 막상 마주하면 짜증부터 나요.
전화로는 안부를 묻고 명절에는 내려가요. 마음으로는 잘해 드리고 싶은데 얼굴을 보면 같은 잔소리와 같은 이야기에 금방 짜증이 올라와요. 말을 쏘아붙이고 돌아서면 후회가 되고, 그러면서도 다음에 또 그래요.
먼저
잘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얼굴을 보면 짜증이 먼저 올라오니 스스로도 답답하겠어요. 그 마음이 있다는 것부터 이미 말해 주는 게 있어요.
부처님 때, 비슷한 자리
어느 때 어느 곳에서 한 말인지 경에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부처님이 수행자들에게 갚기 어려운 두 사람이 있다고 일렀고, 그 두 사람이 어머니와 아버지입니다. 부처님은 부모를 어깨에 업고 백 년을 모셔도, 부모를 이 땅의 으뜸가는 통치자로 앉혀도 갚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 까닭으로 부모가 자식에게 해 준 일을 들었고, 이어서 부모에게 해 드린 것이 되고 되갚은 것이 되는 길을 일렀습니다.
“수행자들이여, 나는 두 사람에게는 쉽게 갚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어느 두 사람입니까? 어머니와 아버지입니다. 수행자들이여, 한쪽 어깨에 어머니를, 다른 쪽 어깨에 아버지를 업고 백 년을 살면서, 그동안 두 분께 향유를 바르고 문질러 드리고 씻겨 드리고 주물러 드린다 해도, 두 분이 바로 그 자리에서 소변과 대변을 보신다 해도, 수행자들이여,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해 드린 것도 되갚은 것도 아닙니다. 수행자들이여, 보배가 넘치는 이 큰 땅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으뜸가는 통치자의 자리에 앉힌다 해도, 수행자들이여,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해 드린 것도 되갚은 것도 아닙니다. 왜 그렇습니까? 수행자들이여,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식에게 많은 일을 해 줍니다. 키워 주고, 먹여 길러 주고, 이 세상을 보여 줍니다.”
빠알리 원문
“Dvinnāhaṁ, bhikkhave, na suppatikāraṁ vadāmi. Katamesaṁ dvinnaṁ? Mātu ca pitu ca. Ekena, bhikkhave, aṁsena mātaraṁ parihareyya, ekena aṁsena pitaraṁ parihareyya vassasatāyuko vassasatajīvī so ca nesaṁ ucchādanaparimaddananhāpanasambāhanena. Te ca tattheva muttakarīsaṁ cajeyyuṁ, na tveva, bhikkhave, mātāpitūnaṁ kataṁ vā hoti paṭikataṁ vā. Imissā ca, bhikkhave, mahāpathaviyā pahūtarattaratanāya mātāpitaro issarādhipacce rajje patiṭṭhāpeyya, na tveva, bhikkhave, mātāpitūnaṁ kataṁ vā hoti paṭikataṁ vā. Taṁ kissa hetu? Bahukārā, bhikkhave, mātāpitaro puttānaṁ āpādakā posakā imassa lokassa dassetāro.
“수행자들이여, 믿음이 없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믿음을 갖추도록 북돋우고 자리 잡게 하고 굳건히 서게 하고, 행실이 나쁜 어머니와 아버지를 바른 행실을 갖추도록 북돋우고 자리 잡게 하고 굳건히 서게 하고, 인색한 어머니와 아버지를 베풂을 갖추도록 북돋우고 자리 잡게 하고 굳건히 서게 하고, 지혜가 없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지혜를 갖추도록 북돋우고 자리 잡게 하고 굳건히 서게 한다면, 수행자들이여, 그 정도면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해 드린 것도 되고 되갚은 것도 됩니다.”
빠알리 원문
Yo ca kho, bhikkhave, mātāpitaro assaddhe saddhāsampadāya samādapeti niveseti patiṭṭhāpeti, dussīle sīlasampadāya samādapeti niveseti patiṭṭhāpeti, maccharī cāgasampadāya samādapeti niveseti patiṭṭhāpeti, duppaññe paññāsampadāya samādapeti niveseti patiṭṭhāpeti, ettāvatā kho, bhikkhave, mātāpitūnaṁ katañca hoti paṭikatañcā”ti.
부처님이 오늘 답한다면
따옴표 안의 말과 상자 안의 글만 경전의 말씀입니다. 나머지는 경에서 부처님이 답한 방식을 따라 편집자가 쓴 글입니다.
이 경은 수행자들에게 한 말이에요. 부처님은 부모의 은혜를 갚기 어렵다고 했고, 짜증을 내는 자식을 꾸짖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갚기 어렵다는 말은 부모가 해 준 일의 크기를 말하는 문장이에요. 오늘 안에 갚으라는 숙제는 들어 있지 않아요.
부처님이 든 예를 보면, 백 년 동안 업고 씻기고 주물러 드려도 “해 드린 것도 되갚은 것도 아닙니다”라고 했어요. 수발을 얼마나 했는지로 재는 일이라면 누구도 다 갚지 못해요. 짜증을 낸 하루 때문에 자식 노릇을 다 망쳤다고 여길 까닭도 없어요.
그 뒤에 부처님은 되갚는 길을 따로 일렀어요. 믿음이 없는 부모가 믿음을 갖추도록, 행실이 나쁜 부모가 바른 행실을 갖추도록, 인색한 부모가 베풂을 갖추도록, 지혜가 없는 부모가 지혜를 갖추도록 이끄는 일이에요. 이 길이 쉽다고 하지는 않아요. 부모가 달라지는 건 자식의 뜻만으로 되지 않고, 이 경은 그 결과를 약속하지도 않아요. 경이 말하는 되갚음은 부모가 믿음·바른 행실·베풂·지혜에 자리 잡는 데까지예요. 그만큼은 자식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경은 길러 준 부모를 두고 한 말이에요. 돌봄을 받지 못했거나 부모에게 다친 기억이 있다면 이 구절이 와닿지 않을 수 있어요. 그 경우에는 짜증이 올라오는 데 이유가 있을 수 있고, 거리를 두는 일도 선택지예요. 경에는 그 거리를 두고 꾸짖는 말이 없어요.
그러니 오늘은 ‘얼굴을 보면 짜증이 난다’는 사실을 지우려 하지 않아도 돼요. 짜증이 올라온 순간 바로 쏘아붙이지 않고, 대답하기 전에 숨을 한 번 쉬는 것은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이에요. 오래 마주 앉는 대신 짧게 전화를 걸고 끊는 것도 방법이에요.
오늘 해 볼 것
- 다음에 부모님 말씀에 짜증이 올라오면 대답하기 전에 숨을 한 번 길게 내쉬어 보세요. 그다음에 하고 싶은 말을 하세요.
- 오래 마주 앉기 힘들면 만나는 시간을 한 시간으로 정하고, 끝나는 시간을 먼저 말해 두세요.
- 부모님이 해 준 일 가운데 지금 떠오르는 것을 한 가지 적어 보세요. 크든 작든 한 가지면 돼요.
이렇게 읽기 쉬워요
- 은혜를 갚기 어렵다는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참고 맞춰 드리라는 말이다
- 경은 갚기 어렵다고 말하고, 되갚는 길로 부모가 믿음·바른 행실·베풂·지혜를 갖추도록 이끄는 일을 든다. 참고 맞추라는 말은 없다 an2.33:1.9–1.9
- 부모에게 짜증을 내는 자식은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다
- 이 경은 짜증을 내는 자식을 꾸짖지 않는다. 부모가 해 준 일이 크다는 점과 되갚는 길만 말한다 an2.33:1.1–1.8
- 부모를 어떻게 대하든 길러 준 은혜는 갚을 수 없으니 소용없다
- 경은 은혜를 갚기 어렵다고 하면서 곧바로 해 드린 것이 되고 되갚은 것이 되는 길을 일렀다 an2.33:1.9–1.9
경전 밖의 도움
부처님 말씀이 아닌 현실 안내입니다. 확인 2026-10-10
- 부모와의 갈등이나 어린 시절 상처로 마음이 힘들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청소년·가족 상담 기관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 부모에게 폭언·폭력을 당하고 있다면 112에 신고할 수 있어요. 여성이라면 여성긴급전화 1366(24시간)에서도 상담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