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데 부모 노릇을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학교에 보내면서도 이게 맞는지 자꾸 의심이 들어요. 다른 집 부모는 더 잘해 주는 것 같고, 어느 날은 화를 내고 나서 밤새 마음에 걸려요. 기준이 있으면 거기에 비춰 보고 싶어요.
먼저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날이 많아요. 그렇게 따져 보게 되는 건 아이를 마음에 두고 있어서일 수 있어요.
부처님 때, 비슷한 자리
라자가하의 대나무 숲, 다람쥐 먹이터에 부처님이 머물던 때입니다. 부처님이 탁발하러 성에 들어가다가, 옷과 머리가 흠뻑 젖은 채 동서남북과 아래와 위를 향해 두 손을 모아 절하는 집주인의 아들 싱갈라를 보았습니다. 부처님이 까닭을 묻자 싱갈라는 아버지가 숨을 거두며 방향에 절하라고 한 말을 따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부처님은 고귀한 이의 가르침에서는 여섯 방향을 그렇게 섬기지 않는다고 하고, 방향 하나하나를 사람으로 풀어 일렀습니다. 동쪽 방향이 어머니와 아버지입니다. 부처님은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다섯 가지와 짝으로 부모가 자식에게 마음을 쓰는 다섯 가지를 들었습니다.
“집주인의 아들이여, 고귀한 제자는 어떻게 여섯 방향을 덮습니까? 집주인의 아들이여, 이 여섯 방향을 알아야 합니다. 동쪽 방향은 어머니와 아버지, 남쪽 방향은 스승, 서쪽 방향은 자식과 아내, 북쪽 방향은 벗과 동료, 아래 방향은 하인과 일꾼, 위 방향은 수행자들과 브라흐마나로 알아야 합니다.”
빠알리 원문
“Kathañca, gahapatiputta, ariyasāvako chaddisāpaṭicchādī hoti? Cha imā, gahapatiputta, disā veditabbā. Puratthimā disā mātāpitaro veditabbā, dakkhiṇā disā ācariyā veditabbā, pacchimā disā puttadārā veditabbā, uttarā disā mittāmaccā veditabbā, heṭṭhimā disā dāsakammakarā veditabbā, uparimā disā samaṇabrāhmaṇā veditabbā.
“집주인의 아들이여, 자식이 이 다섯 가지로 섬기는 동쪽 방향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다섯 가지로 자식을 보살핍니다. 나쁜 일에서 막아 주고, 좋은 일에 자리 잡게 하고, 기술을 배우게 하고, 어울리는 배우자와 맺어 주고, 때가 되면 물려줄 것을 넘겨줍니다. 집주인의 아들이여, 자식이 이 다섯 가지로 섬기는 동쪽 방향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 다섯 가지로 자식을 보살핍니다. 이렇게 하면 그에게 동쪽 방향은 덮여, 안전하고 두려움이 없습니다.”
빠알리 원문
Imehi kho, gahapatiputta, pañcahi ṭhānehi puttena puratthimā disā mātāpitaro paccupaṭṭhitā pañcahi ṭhānehi puttaṁ anukampanti. Pāpā nivārenti, kalyāṇe nivesenti, sippaṁ sikkhāpenti, patirūpena dārena saṁyojenti, samaye dāyajjaṁ niyyādenti. Imehi kho, gahapatiputta, pañcahi ṭhānehi puttena puratthimā disā mātāpitaro paccupaṭṭhitā imehi pañcahi ṭhānehi puttaṁ anukampanti. Evamassa esā puratthimā disā paṭicchannā hoti khemā appaṭibhayā.
부처님이 오늘 답한다면
따옴표 안의 말과 상자 안의 글만 경전의 말씀입니다. 나머지는 경에서 부처님이 답한 방식을 따라 편집자가 쓴 글입니다.
싱갈라는 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지키려 새벽부터 젖은 몸으로 방향마다 절하고 있었어요. 부처님은 그렇게 절하는 것을 고귀한 이의 가르침에서 말하는 방식으로 보지 않는다고 하고, 여섯 방향을 사람으로 풀어 주었어요. 동쪽이 어머니와 아버지였고, 그 안에 부모가 자식에게 마음을 쓰는 다섯 가지가 있었어요.
다섯 가지는 “나쁜 일에서 막아 주고, 좋은 일에 자리 잡게 하고, 기술을 배우게 하고, 어울리는 배우자와 맺어 주고, 때가 되면 물려줄 것을 넘겨줍니다”예요. 앞의 둘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하루하루 하는 일이고, 뒤의 셋은 아이가 자라면서 차례로 오는 일이에요. 지금 아이가 어리다면 다섯 가지를 한꺼번에 해내야 하는 처지가 아니에요.
이 목록을 채점표로 쓰지는 않았으면 해요. 경은 다섯 가지를 부모가 자식에게 마음을 쓰는 모습으로 나열할 뿐이고, 하나라도 빠지면 부모 노릇이 아니라는 말은 하지 않아요. 같은 대목에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다섯 가지도 짝으로 적혀 있어서, 부모와 자식이 서로 마음을 쓰는 그림으로 읽혀요.
오늘 하루에 옮겨 본다면, 아이가 위험한 일에 다가갈 때 막아 준 적이 있는지, 아이가 좋아하는 일에 곁에 있어 준 적이 있는지 떠올려 보세요. 화를 낸 날도 있겠지만 그 하루로 부모 노릇 전체를 재지는 않아도 돼요. 경에도 한 번의 실수를 따지는 말은 없어요. 어울리는 배우자나 물려주기는 아이가 한참 자란 뒤의 일이라, 지금은 그때 아이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이로 지내는 것으로 옮겨 볼 수 있어요.
오늘은 아이 얼굴을 한 번 보고, 해 주고 싶었던 일 한 가지를 떠올리는 데서 시작하면 돼요.
오늘 해 볼 것
- 다섯 가지를 종이에 적고, 요즘 한 일이 있으면 옆에 한 줄씩 써 보세요. 빈칸은 그대로 두세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눈으로 확인하는 데까지면 돼요.
- 이번 주에 한 가지만 골라 보세요. 예를 들어 아이가 요즘 무엇에 끌리는지 한 번 물어보고, 대답을 끝까지 들어 주는 것으로 ‘좋은 일에 자리 잡게 하기’를 해 볼 수 있어요.
- 화를 낸 날에는 자기 전에 아이에게 한 문장만 해 보세요. ‘아까 소리 질러서 미안해. 네가 다칠까 봐 놀랐어.’ 정도면 돼요.
이렇게 읽기 쉬워요
- 다섯 가지를 다 해야 좋은 부모다
- 경은 다섯 가지를 부모가 자식에게 마음을 쓰는 모습으로 나열한다. 하나라도 빠지면 부모 노릇이 아니라는 말은 없다 dn31:28.3–28.5
- 이 경은 부모의 의무만 정해 놓았다
- 같은 대목에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다섯 가지와 부모가 자식에게 마음을 쓰는 다섯 가지가 짝으로 적혀 있다 dn31:28.3–28.5
- 동쪽 방향이 덮이면 부모와 자식 사이가 늘 평탄하다
- 경은 안전하고 두려움이 없다고 적을 뿐, 갈등이 없다는 약속은 하지 않는다 dn31:28.6–28.6
경전 밖의 도움
부처님 말씀이 아닌 현실 안내입니다. 확인 2026-10-10
- 육아가 막막하거나 아이와의 갈등이 힘들면 가까운 가족센터나 시·군·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부모 상담·교육을 받을 수 있어요.
- 부모가 지치고 우울해서 아이를 돌보기 어려우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