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신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다들 호상이라는데 저는 슬퍼요.
아흔이 훌쩍 넘도록 사신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장례식에서 어른들이 호상이라고, 복 받은 죽음이라고 위로해 주셨어요. 그런데 저는 할머니 방에 들어설 때마다 눈물이 나요. 이렇게 슬퍼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먼저
연세가 많으셨어도 할머니를 잃은 슬픔은 줄지 않아요. 다들 호상이라고 하는 자리에서 혼자 눈물이 나면 더 외롭게 느껴질 수 있어요.
부처님 때, 비슷한 자리
사왓티에서 꼬살라의 빠세나디 왕이 한낮에 부처님께 와서 한쪽에 앉았습니다. 부처님은 왕에게 한낮에 어디서 오는 길이냐고 물었습니다. 왕은 백이십 세였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코끼리 보물이든 말 보물이든 가장 좋은 마을이든 나라의 한 지방이든, 내놓아서 할머니를 되찾을 수 있다면 내놓겠다고 말했습니다. 부처님은 왕의 슬픔을 고치려 들지 않고,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죽는다고 답했습니다.
꼬살라의 빠세나디 왕이 한쪽에 앉자, 부처님이 그에게 말했다. “자, 대왕이여, 한낮에 어디서 오는 길입니까?”
빠알리 원문
Ekamantaṁ nisinnaṁ kho rājānaṁ pasenadiṁ kosalaṁ bhagavā etadavoca: “handa kuto nu tvaṁ, mahārāja, āgacchasi divādivassā”ti?
“스승님, 제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늙고 오래 사셨고, 연세가 많으셨으며, 삶의 길을 거의 다 지나 노년에 이르러, 태어난 지 백이십 년이 되셨습니다. 스승님, 저는 할머니를 사랑했고, 할머니는 제게 소중하고 정다운 분이셨습니다. 스승님, 코끼리 보물을 내놓아서 ‘제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게 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저는 코끼리 보물을 내놓겠습니다. 제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도록. 스승님, 말 보물을 내놓아서 ‘제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게 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저는 말 보물을 내놓겠습니다. 제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도록. 스승님, 가장 좋은 마을을 내놓아서 ‘제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게 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저는 가장 좋은 마을을 내놓겠습니다. 제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도록. 스승님, 나라의 한 지방을 내놓아서 ‘제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게 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저는 나라의 한 지방을 내놓겠습니다. 제 할머니가 돌아가시지 않도록.”
빠알리 원문
“Ayyikā me, bhante, kālaṅkatā jiṇṇā vuḍḍhā mahallikā addhagatā vayoanuppattā vīsavassasatikā jātiyā. Ayyikā kho pana me, bhante, piyā hoti manāpā. Hatthiratanena cepāhaṁ, bhante, labheyyaṁ ‘mā me ayyikā kālamakāsī’ti, hatthiratanampāhaṁ dadeyyaṁ: ‘mā me ayyikā kālamakāsī’ti. Assaratanena cepāhaṁ, bhante, labheyyaṁ ‘mā me ayyikā kālamakāsī’ti, assaratanampāhaṁ dadeyyaṁ: ‘mā me ayyikā kālamakāsī’ti. Gāmavarena cepāhaṁ, bhante, labheyyaṁ ‘mā me ayyikā kālamakāsī’ti, gāmavarampāhaṁ dadeyyaṁ: ‘mā me ayyikā kālamakāsī’ti. Janapadapadesena cepāhaṁ, bhante, labheyyaṁ ‘mā me ayyikā kālamakāsī’ti, janapadapadesampāhaṁ dadeyyaṁ: ‘mā me ayyikā kālamakāsī’”ti.
부처님이 오늘 답한다면
따옴표 안의 말과 상자 안의 글만 경전의 말씀입니다. 나머지는 경에서 부처님이 답한 방식을 따라 편집자가 쓴 글입니다.
빠세나디 왕의 할머니는 백이십 세에 세상을 떠났어요. 지금 말로 하면 호상이라고 할 나이예요. 경에는 왕이 그런 말을 한 대목이 없어요. 왕은 나라의 한 지방을 내놓아서라도 할머니를 되찾을 수 있다면 그러겠다고 했어요. 오래 사셨어도 잃은 슬픔은 작아지지 않는다는 걸 왕이 부처님 앞에서 그대로 말했어요.
부처님은 먼저 어디서 오는 길이냐고 물었고, 왕이 말을 마칠 때까지 들었어요. 그 말을 고치려 들지 않았어요. 연세가 많았으니 괜찮다는 말도, 슬픔을 그치라는 말도 경에 없어요.
“대왕이여,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죽을 수밖에 없고, 죽음으로 끝나며, 죽음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놀랍습니다, 스승님. 신기합니다, 스승님. 스승님께서 참으로 잘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죽을 수밖에 없고, 죽음으로 끝나며, 죽음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죽을 수밖에 없고, 죽음으로 끝나며, 죽음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대왕이여, 옹기장이가 만든 그릇은 날것이든 구운 것이든 모두 깨질 수밖에 없고, 깨짐으로 끝나며, 깨짐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대왕이여, 이와 같이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죽을 수밖에 없고, 죽음으로 끝나며, 죽음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빠알리 원문
“Sabbe sattā, mahārāja, maraṇadhammā maraṇapariyosānā maraṇaṁ anatītā”ti. “Acchariyaṁ, bhante, abbhutaṁ, bhante. Yāvasubhāsitamidaṁ, bhante, bhagavatā— sabbe sattā maraṇadhammā maraṇapariyosānā maraṇaṁ anatītā’”ti. “Evametaṁ, mahārāja, evametaṁ, mahārāja. Sabbe sattā maraṇadhammā maraṇapariyosānā maraṇaṁ anatītā. Seyyathāpi, mahārāja, yāni kānici kumbhakārabhājanāni āmakāni ceva pakkāni ca sabbāni tāni bhedanadhammāni bhedanapariyosānāni bhedanaṁ anatītāni; evameva kho, mahārāja, sabbe sattā maraṇadhammā maraṇapariyosānā maraṇaṁ anatītā”ti.
부처님이 한 말은 모든 살아 있는 존재가 죽는다는 것이에요. 왕은 놀랍다고 하며 그 말을 되풀이했고, 부처님은 옹기그릇에 견주어 한 번 더 말했어요. 누구에게나 닥친다는 말이 슬픔의 크기를 정해 주지는 않아요. 왕이 그 말을 듣고 슬픔이 가라앉았다는 내용도 이 경에 적혀 있지 않아요.
그러니 호상이라는 말을 듣고도 슬픈 것은 이상하지 않아요. 나이가 많았다는 사실과 보고 싶은 마음은 서로 다른 칸에 있어요. 왕처럼 되찾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내놓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괜찮아요.
오늘 해 볼 것
- 할머니와 있었던 일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을 한 가지 적어 보세요. 길게 쓰지 않아도 돼요.
- 호상이라는 말에 맞장구치지 않아도 돼요. 대답이 필요하면 ‘많이 보고 싶어요’ 정도로 말해도 돼요.
- 슬픔이 올라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저녁이나 식사 때), 그때 이야기할 사람을 한 명 정해 두세요.
이렇게 읽기 쉬워요
- 오래 사셨으니 슬퍼할 일이 아니다
- 빠세나디 왕은 백이십 세 할머니를 잃고 나라의 일부를 내놓아서라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부처님은 그 말을 고치려 들지 않았다 sn3.22:2.1–2.10
- 모든 존재가 죽는다는 말은 슬픔을 멈추라는 말이다
- 부처님은 모든 살아 있는 존재가 죽는다고 말하고 옹기그릇에 견주었다. 슬픔을 멈추라는 말은 없다 sn3.22:2.11–3.4
- 부처님이 호상이라며 왕을 위로했다
- 부처님은 할머니의 나이를 두고 말하지 않았다.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죽는다고 답했다 sn3.22:2.11–3.4
경전 밖의 도움
부처님 말씀이 아닌 현실 안내입니다. 확인 2026-10-10
- 슬픔 때문에 잠을 거의 못 자거나 먹지 못하는 날이 이어지면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와 이야기해 보세요.
- 혼자 감당하기 어려우면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 (24시간)
- 죽고 싶은 마음이 들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2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