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세타여, 그때는 온통 물뿐이라 캄캄한 암흑이었느니라.
해도 달도 보이지 않았고, 별과 별자리도 보이지 않았고,
밤낮도 구별되지 않았고, 한 달도 보름도 구별되지 않았고,
계절과 해도 구별되지 않았고, 여자와 남자도 구별되지 않았으니,
뭇 삶은 그저 ‘뭇 삶’이라고만 헤아려졌느니라.”
2. Rasapathavipātubhāva Ekodakībhūtaṁ kho pana, vāseṭṭha, tena samayena hoti andhakāro andhakāratimisā. Na candimasūriyā paññāyanti, na nakkhattāni tārakarūpāni paññāyanti, na rattindivā paññāyanti, na māsaḍḍhamāsā paññāyanti, na utusaṁvaccharā paññāyanti, na itthipumā paññāyanti, sattā sattātveva saṅkhyaṁ gacchanti.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세상이 팽창하기 시작한 태초의 모습을 그립니다. 아직 해도 달도, 밤낮도, 계절도, 심지어 남녀의 구별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원문에 "2. 땅에서 우러난 단맛이 나타나다"라는 편집자의 소제목이 있어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렇게 아무것도 나뉘지 않은 상태를 먼저 그려 두어야, 뒤이어 하나씩 나타나는 것들이 무엇을 바꾸어 놓았는지 그 의미가 비로소 또렷해집니다.
묵상
아직 아무런 구별도 이름도 없던 상태를 상상해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구별들이 언젠가 하나씩 생겨난 것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오는지, 그 시작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달라지는지 느껴 보아도 좋아요.
“바세타여, 그러다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뭇 삶에게 땅에서 우러난 단맛이 물 위에 엉겨 붙었으니, 마치 뜨거운 우유죽이 식으면서 그 위에 막이 엉기듯 그렇게 나타났느니라.
그것은 빛깔을 갖추고 향기를 갖추고 맛을 갖추었으니, 마치 잘 정제된 버터나 응유처럼 그런 빛깔이었고, 마치 티 없는 야생 꿀처럼 그런 맛이었느니라.”
Atha kho tesaṁ, vāseṭṭha, sattānaṁ kadāci karahaci dīghassa addhuno accayena rasapathavī udakasmiṁ samatani; seyyathāpi nāma payaso tattassa nibbāyamānassa upari santānakaṁ hoti; evameva pāturahosi. Sā ahosi vaṇṇasampannā gandhasampannā rasasampannā, seyyathāpi nāma sampannaṁ vā sappi sampannaṁ vā navanītaṁ evaṁvaṇṇā ahosi. Seyyathāpi nāma khuddamadhuṁ aneḷakaṁ; evamassādā ahosi.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온통 물뿐이던 세상에 최초의 변화가 나타나는 순간입니다. 물 위에 우유죽 막처럼 엉겨 붙은 "땅에서 우러난 단맛"은 빛깔·향기·맛을 모두 갖춘 것으로 묘사됩니다. 버터와 꿀에 빗댄 두 비유는 이것이 뭇 삶에게 얼마나 매혹적으로 다가왔는지를 미리 보여 주며, 이 매혹 자체는 아직 좋지도 나쁘지도 않습니다. 다음 절에서 실제로 누군가 그것을 맛보는 장면으로 이어지며 갈애가 시작됩니다.
묵상
무언가 유난히 매혹적으로 다가왔던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그 매혹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을 수 있어요. 그다음에 무엇을 선택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 선택을 지금 다시 내린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요?
“바세타여, 그때 어떤 뭇 삶 하나가 성급한 성질이라 ‘오, 이것이 대체 무엇일까’ 하며 손가락으로 땅에서 우러난 단맛을 찍어 맛보았느니라. 손가락으로 찍어 맛보자 그것이 그의 마음에 들었고, 그에게 갈애가 스며들었느니라.
바세타여, 다른 뭇 삶들도 그 뭇 삶을 본떠 손가락으로 땅에서 우러난 단맛을 찍어 맛보았느니라. 그들에게도 그것이 마음에 들었고, 그들에게도 갈애가 스며들었느니라.”
Atha kho, vāseṭṭha, aññataro satto lolajātiko: ‘ambho, kimevidaṁ bhavissatī’ti rasapathaviṁ aṅguliyā sāyi. Tassa rasapathaviṁ aṅguliyā sāyato acchādesi, taṇhā cassa okkami. Aññepi kho, vāseṭṭha, sattā tassa sattassa diṭṭhānugatiṁ āpajjamānā rasapathaviṁ aṅguliyā sāyiṁsu. Tesaṁ rasapathaviṁ aṅguliyā sāyataṁ acchādesi, taṇhā ca tesaṁ okkami.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이야기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성급한 성질의 한 존재가 호기심에 손가락으로 단맛을 찍어 맛본 것이 "갈애"가 처음 생겨나는 순간으로 그려집니다. 다른 이들이 그를 따라 하면서 갈애는 한 존재에서 그치지 않고 퍼져 나갑니다. 이 갈애가 뒤에 이어지는 모든 타락과 계급 분화, 사회 제도의 출발점이 됩니다. 손가락으로 "찍어 맛본" 작은 행동 하나가 얼마나 멀리까지 이어지는지가 이 경 전체의 은유적 뼈대입니다.
묵상
아주 작은 호기심이나 충동에서 시작된 일이, 나중에 돌아보니 훨씬 큰 흐름의 시작이었던 경험이 있나요? 그 작은 시작을 지금 다시 본다면 무엇이 보이는지, 후회와는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도 헤아려 보아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