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세타여, 그 뭇 삶들은 모여서 탄식하였느니라.
‘아, 나쁜 것들이 뭇 삶들 사이에 나타났구나,
도둑질도 나타나고 비난도 나타나고 거짓말도 나타나고 몽둥이를 드는 일도 나타나다니.
우리가 차라리 한 사람을 뽑아,
마땅히 나무랄 이를 나무라고 마땅히 비난할 이를 비난하고 마땅히 내쫓을 이를 내쫓게 하면 어떨까.
우리는 그 대가로 벼의 몫을 나누어 주리라.’”
10. Mahāsammatarājā Atha kho te, vāseṭṭha, sattā sannipatiṁsu, sannipatitvā anutthuniṁsu: ‘pāpakā vata bho dhammā sattesu pātubhūtā, yatra hi nāma adinnādānaṁ paññāyissati, garahā paññāyissati, musāvādo paññāyissati, daṇḍādānaṁ paññāyissati. Yannūna mayaṁ ekaṁ sattaṁ sammanneyyāma, yo no sammā khīyitabbaṁ khīyeyya, sammā garahitabbaṁ garaheyya, sammā pabbājetabbaṁ pabbājeyya. Mayaṁ panassa sālīnaṁ bhāgaṁ anuppadassāmā’ti.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도둑질과 매질이 그치지 않자, 뭇 삶들은 이번에는 재판과 처벌을 한 사람에게 맡기고 그 대가로 벼를 나누어 주자는 새로운 합의에 이릅니다. 원문의 "10. 대중이 함께 뽑은 왕"이라는 소제목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이는 통치자와 세금(여기서는 벼의 몫)이라는 개념이 함께 등장하는 자리이며, 처벌을 개인의 손이 아니라 합의된 제도에 맡기려는 첫 시도이기도 합니다.
묵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한 역할을 한 사람에게 맡기고 그 대가를 지불하자는 합의를 본 적이 있나요? 그런 합의가 만들어지는 순간에는 어떤 마음들이 오갔을지, 그 합의가 지금도 유효한지 생각해 보아도 좋아요.
“바세타여, 그 뭇 삶들은 자기들 가운데 가장 잘생기고 가장 보기 좋고 가장 사랑스럽고 가장 위엄 있는 이에게 다가가 말하였느니라.
‘이리 오시오, 그대여. 마땅히 나무랄 이를 나무라고 마땅히 비난할 이를 비난하고 마땅히 내쫓을 이를 내쫓아 주시오. 우리는 그 대가로 그대에게 벼의 몫을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Atha kho te, vāseṭṭha, sattā yo nesaṁ satto abhirūpataro ca dassanīyataro ca pāsādikataro ca mahesakkhataro ca taṁ sattaṁ upasaṅkamitvā etadavocuṁ: ‘ehi, bho satta, sammā khīyitabbaṁ khīya, sammā garahitabbaṁ garaha, sammā pabbājetabbaṁ pabbājehi.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뭇 삶들이 뽑은 이가 "가장 잘생기고 가장 위엄 있는 이"였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앞서 13장에서 외모의 우열이 업신여김의 근거였던 것과 달리, 여기서는 같은 잣대가 지도자를 뽑는 근거로 쓰이며, 사람들이 흔히 지도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 줍니다. 이 첫 왕이 될 이에게 다가가 역할과 그 대가를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이 장면이, 다음 카드에서 그가 응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묵상
사람들이 누군가를 지도자로 세울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그 기준이 지금과 그때가 얼마나 같거나 다를지, 나라면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싶은지도 헤아려 보아도 좋아요.
“‘그리하겠습니다, 여러분.’
그는 그들에게 그렇게 대답하고, 그대로 행하였느니라.
그리고 사람들은 그에게 벼의 몫을 나누어 주었느니라.”
Mayaṁ pana te sālīnaṁ bhāgaṁ anuppadassāmā’ti. ‘Evaṁ, bho’ti kho, vāseṭṭha, so satto tesaṁ sattānaṁ paṭissuṇitvā sammā khīyitabbaṁ khīyi, sammā garahitabbaṁ garahi, sammā pabbājetabbaṁ pabbājesi. Te panassa sālīnaṁ bhāgaṁ anuppadaṁsu.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뽑힌 이가 제안을 받아들이고 실제로 그 역할을 수행하자, 사람들은 약속대로 벼의 몫을 나누어 줍니다. 이 첫 왕은 강제로 권력을 차지한 것이 아니라 대중의 요청에 응해 역할을 맡고 그 대가를 받는 방식으로 등장하며, 이는 세습이나 정복이 아니라 합의와 계약에 가까운 성립 과정이며, 왕이라는 자리가 처음부터 그런 성격을 지녔음을 보여 줍니다. 다음 카드에서는 이 사건에서 비롯된 세 가지 칭호의 유래가 이어집니다.
묵상
누군가에게 역할을 맡기고 그 대가를 지불하는 약속이 실제로 지켜지는 것을 볼 때, 그 관계에 대한 신뢰가 어떻게 쌓여 가나요? 반대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면 어땠을지도 함께 헤아려 보아도 좋아요.
“바세타여, ‘대중이 뽑았다’는 뜻에서 ‘마하삼마따, 마하삼마따’라는 첫 번째 말이 생겨났느니라. ‘밭의 주인’이라는 뜻에서 ‘캇띠야,
캇띠야’라는 두 번째 말이 생겨났느니라. ‘이치로써 남을 기쁘게 한다’는 뜻에서 ‘라자,
라자’라는 세 번째 말이 생겨났느니라.”
Mahājanasammatoti kho, vāseṭṭha, ‘mahāsammato, mahāsammato’ tveva paṭhamaṁ akkharaṁ upanibbattaṁ. Khettānaṁ adhipatīti kho, vāseṭṭha, ‘khattiyo, khattiyo’ tveva dutiyaṁ akkharaṁ upanibbattaṁ. Dhammena pare rañjetīti kho, vāseṭṭha, ‘rājā, rājā’ tveva tatiyaṁ akkharaṁ upanibbattaṁ.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앞서 왕이 된 이가 얻은 세 가지 칭호의 유래를 밝히는 어원 설명입니다. "마하삼마따(대중이 뽑음)", "캇띠야(밭의 주인)", "라자(이치로 기쁘게 함)"라는 세 말이 순서대로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 어원들은 정확한 언어학적 사실이라기보다 세존께서 계급의 유래를 설명하기 위해 든 것으로, 핵심은 왕족이라는 신분이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필요와 합의에서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묵상
어떤 자리나 신분의 유래를 알고 나면, 그것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지기도 하지요.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어떤 지위의 유래를 안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궁금해지는 지위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바세타여, 이렇게 왕족의 무리는 그 옛 태초의 말로 생겨났으니,
다름 아닌 바로 그 뭇 삶들에게서, 다른 이들이 아니라, 그들과 같은 부류에게서,
다른 부류가 아니라, 이치로써, 이치 아닌 것이 아니라 생겨난 것이니라. 바세타여,
이치야말로 사람들 가운데 가장 높으니, 지금 여기서도 다음 생에서도 그러하니라.”
Iti kho, vāseṭṭha, evametassa khattiyamaṇḍalassa porāṇena aggaññena akkharena abhinibbatti ahosi tesaṁyeva sattānaṁ, anaññesaṁ. Sadisānaṁyeva, no asadisānaṁ. Dhammeneva, no adhammena. Dhammo hi, vāseṭṭha, seṭṭho janetasmiṁ diṭṭhe ceva dhamme abhisamparāyañca.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왕족 무리의 유래를 마무리하는 후렴입니다. "다름 아닌 바로 그 뭇 삶들에게서... 이치로써 생겨났다"는 이 문장은 뒤에 나올 바라문·평민·천민 무리의 유래를 마무리할 때마다 똑같이 되풀이되는 정형구이며, 그때마다 계급의 이름만 바뀔 뿐 결론은 언제나 "이치야말로 가장 높다"는 것입니다. 이 되풀이 자체가 네 무리 모두 같은 원리로 생겨났음을 강조하는 장치입니다.
묵상
같은 결론이 여러 다른 상황에 되풀이해서 적용되는 것을 볼 때, 그 결론이 얼마나 폭넓게 통하는 원리인지 느껴지나요? 지금 나의 삶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원리가 있는지 천천히 헤아려 보아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