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세타여, 왕족도 몸을 단속하고 말을 단속하고 마음을 단속하여 깨달음으로 이끄는 일곱 가지 요소를 닦으면, 바로 이 삶에서 완전한 열반에 드느니라.
바라문도, 평민도, 천민도, 사문도 마찬가지니라.”
15. Bodhipakkhiyabhāvanā Khattiyopi kho, vāseṭṭha, kāyena saṁvuto vācāya saṁvuto manasā saṁvuto sattannaṁ bodhipakkhiyānaṁ dhammānaṁ bhāvanamanvāya diṭṭheva dhamme parinibbāyati. …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나쁨·좋음·뒤섞임이라는 세 가지 과보를 넘어서는 네 번째 길이 제시됩니다. 원문의 "15. 깨달음으로 이끄는 요소를 닦음"이라는 소제목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몸·말·마음을 단속하고 일곱 가지 깨달음의 요소(사띠·법을 가려 살핌·정진·희열·경안·삼매·평온)를 닦으면 다섯 무리 가운데 누구든 이 삶에서 바로 완전한 열반에 들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는 계급이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는 이 경의 결론을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묵상
어떤 결과에 이르는 길이 타고난 조건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것을 알면, 지금 내가 그 길에 들어설 마음이 조금 더 생기나요?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천천히 헤아려 보아도 좋아요.
“바세타여, 이 네 무리 가운데 누구든 번뇌가 다하고 청정한 삶을 완성하여 할 일을 다 마치고 짐을 내려놓고 참된 목적을 이루어 존재의 족쇄를 남김없이 끊고 바르게 알아 해탈한 수행자가 있다면, 그는 이치로써 그들 가운데 으뜸이라 불리나니, 이치 아닌 것으로는 아니니라.
바세타여, 이치야말로 사람들 가운데 가장 높으니, 지금 여기서도 다음 생에서도 그러하니라.”
Imesañhi, vāseṭṭha, catunnaṁ vaṇṇānaṁ yo hoti bhikkhu arahaṁ khīṇāsavo vusitavā katakaraṇīyo ohitabhāro anuppattasadattho parikkhīṇabhavasaṁyojano sammadaññāvimutto, so nesaṁ aggamakkhāyati dhammeneva, no adhammena. Dhammo hi, vāseṭṭha, seṭṭho janetasmiṁ diṭṭhe ceva dhamme abhisamparāyañca.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이 경 앞부분(7.8-7.9)에서 이미 나왔던 문장이 여기서 그대로 되풀이되며 경 전체의 결론을 이룹니다. 계급 논쟁에서 시작해 세상의 기원, 사회 제도의 성립, 업의 원리까지 긴 이야기를 거친 뒤, 마지막에 다시 확인하는 것은 결국 처음과 같은 한 문장, "이치야말로 사람들 가운데 가장 높다"는 것입니다. 이 되풀이는 우연이 아니라, 그사이의 모든 이야기가 이 한 문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보여 줍니다.
묵상
긴 이야기 끝에 처음 들었던 말로 다시 돌아왔을 때, 그 말이 처음 들었을 때와 다르게 다가온 경험이 있나요? 지금 이 말은 어떻게 다가오는지, 그 차이가 무엇을 알려 주는지도 헤아려 보아도 좋아요.
“바세타여, 브라흐마 사낭꾸마라도 이런 게송을 읊었느니라.
‘왕족이야말로 사람들 가운데 으뜸이니
가문을 따지는 이들에게는 그러하도다.
그러나 지혜와 실천을 갖춘 이는
신과 인간 가운데서도 으뜸이도다.’
바세타여, 브라흐마 사낭꾸마라의 이 게송은 잘 노래되었지 잘못 노래되지 않았고, 잘 말해졌지 잘못 말해지지 않았고, 이롭지 해롭지 않으니, 나도 이에 동의하느니라.”
Brahmunā pesā, vāseṭṭha, sanaṅkumārena gāthā bhāsitā: ‘Khattiyo seṭṭho janetasmiṁ, ye gottapaṭisārino; Vijjācaraṇasampanno, so seṭṭho devamānuse’ti. Sā kho panesā, vāseṭṭha, brahmunā sanaṅkumārena gāthā sugītā, no duggītā. Subhāsitā, no dubbhāsitā. Atthasaṁhitā, no anatthasaṁhitā. Anumatā mayā.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경의 결론부에서 세존께서는 뜻밖에도 바라문들이 신성시하는 브라흐마 신, 그중에서도 사낭꾸마라의 게송을 인용해 힘을 싣습니다. 이 게송은 가문을 따지는 세속의 기준에서는 왕족이 으뜸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참으로 신과 인간을 통틀어 으뜸인 것은 "지혜와 실천을 갖춘 이"라고 노래합니다. 바라문 스스로 받드는 신의 입을 빌려 계급이 아니라 지혜와 실천이 참된 기준임을 확인시키는 절묘한 구성입니다.
묵상
세속의 기준으로 인정받는 것과, 그 사람이 실제로 갖춘 지혜와 실천으로 인정받는 것은 다른 이야기일 수 있어요. 지금 나는 어느 쪽을 더 갖추고 싶은가요? 둘 다일 필요는 없다는 것도 헤아려 보아도 좋아요.
“바세타여, 나도 이렇게 말하노라.
‘왕족이야말로 사람들 가운데 으뜸이니
가문을 따지는 이들에게는 그러하도다.
그러나 지혜와 실천을 갖춘 이는
신과 인간 가운데서도 으뜸이도다.’”
Ahampi, vāseṭṭha, evaṁ vadāmi— Khattiyo seṭṭho janetasmiṁ, ye gottapaṭisārino; Vijjācaraṇasampanno, so seṭṭho devamānuse”ti.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세존께서 브라흐마 사낭꾸마라의 게송에 동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그 게송을 자신의 말로 직접 되풀이하십니다. 앞 카드에서 인용으로 그친 것이 여기서는 세존 자신의 선언이 됩니다. 이렇게 같은 게송이 두 번 놓이면서, 신의 말과 부처님의 말이 하나로 겹쳐 이 결론에 가장 무거운 권위를 실으며, 경 전체의 길고 복잡한 논의가 마침내 이 짧은 한 게송으로 수렴됩니다.
묵상
누군가 옳다고 인정한 것을 다시 자기 목소리로 되풀이해 말해 본 적이 있나요? 그렇게 되풀이하는 것이 단순한 반복 이상의 의미를 가질 때는 언제일지, 지금 떠오르는 말이 있다면 소리 내어 되뇌어 보아도 좋아요.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바세타와 바라드와자는 기뻐하며 세존의 말씀을 반겼다.
Idamavoca bhagavā. Attamanā vāseṭṭhabhāradvājā bhagavato bhāsitaṁ abhinandunti.
디가 니까야 DN 27 세상의 기원경 (Aggaññasutta) 배경
경 전체를 마무리하는 짧은 결말입니다. 바라문 출신인 두 수행자가 받은 모욕에서 시작된 이 긴 대화는, 계급의 유래와 세상의 기원을 거쳐 "이치와 지혜와 실천이 태생을 넘어선다"는 결론에 이르러 두 사람의 기쁨으로 끝을 맺습니다. 처음의 모욕과 끝의 기쁨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구성이며, 두 수행자는 끝까지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고 그저 기뻐하며 받아들일 뿐입니다.
묵상
오랜 시간 이어진 이야기 끝에 마음이 홀가분해지거나 무언가 풀렸다고 느낀 경험이 있나요? 이 긴 이야기를 따라온 지금, 어떤 마음이 남아 있는지 서두르지 않고 잠시 머물러 보아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