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들을 존재들이라고 인식하느니라.
그리 인식하고서 존재들을 생각하고, 존재들에서 생각하고, 존재들로부터 생각하고,
‘존재들은 내 것’이라 생각하며, 존재들을 기뻐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완전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말하느니라.
Bhūte bhūtato sañjānāti; bhūte bhūtato saññatvā bhūte maññati, bhūtesu maññati, bhūtato maññati, bhūte meti maññati, bhūte abhinandati. Taṁ kissa hetu? ‘Apariññātaṁ tassā’ti vadāmi.
맛지마 니까야 MN 1 근본 법문경 (Mūlapariyāyasutta) 배경
땅·물·불·바람이라는 네 가지 물질의 요소를 마친 뒤, 이 편부터는 살아 있는 존재들과 하늘 존재들의 갈래로 넘어갑니다. 여기서 "존재들"은 특정한 무리가 아니라 살아 있는 것들 전반을 가리키는 넓은 말입니다. 같은 다섯 단계(인식-생각-내 것-기뻐함-까닭)가 이번에는 물질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들을 향해 되풀이되는데, 이는 자기 것으로 여기는 마음이 무생물과 생물을 가리지 않고 똑같이 작동함을 보여 줍니다.
묵상
다른 생명들을 볼 때, 있는 그대로 보는 것과 어떤 판단이나 감정을 얹어 보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느껴지시나요? 오늘 하루 한 번쯤 가만히 살펴보셔도 좋습니다. 오늘은 그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신들을 신들이라고 인식하느니라.
그리 인식하고서 신들을 생각하고, 신들에서 생각하고, 신들로부터 생각하고,
‘신들은 내 것’이라 생각하며, 신들을 기뻐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완전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말하느니라.
Deve devato sañjānāti; deve devato saññatvā deve maññati, devesu maññati, devato maññati, deve meti maññati, deve abhinandati. Taṁ kissa hetu? ‘Apariññātaṁ tassā’ti vadāmi.
맛지마 니까야 MN 1 근본 법문경 (Mūlapariyāyasutta) 배경
존재들에 이어 신들(하늘 세계의 존재들)로 넘어갑니다. 고대 인도의 우주관에서 신들은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살고 큰 힘을 지닌 존재로 여겨졌지만, 이 경은 그런 신들조차 인식되는 순간 똑같이 생각의 대상이 되고 '내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봅니다. 다음 세 편에서는 이 신들 가운데서도 특별히 이름난 존재들(빠자빠띠·범천)과 하늘 세계의 단계들(광음천·변정천·광과천)로 하나씩 좁혀 들어가며, 대상이 좁혀질수록 애착의 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함께 드러납니다.
묵상
크고 대단하다고 여겨지는 존재나 지위 앞에서도, 그것을 향한 마음이 결국 같은 방식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어떻게 다가오시나요?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살펴보셔도 좋습니다. 답이 없다고 느껴져도 그대로 괜찮습니다.
빠자빠띠를 빠자빠띠라고 인식하느니라.
그리 인식하고서 빠자빠띠를 생각하고, 빠자빠띠에서 생각하고, 빠자빠띠로부터 생각하고,
‘빠자빠띠는 내 것’이라 생각하며, 빠자빠띠를 기뻐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완전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말하느니라.
Pajāpatiṁ pajāpatito sañjānāti; pajāpatiṁ pajāpatito saññatvā pajāpatiṁ maññati, pajāpatismiṁ maññati, pajāpatito maññati, pajāpatiṁ meti maññati, pajāpatiṁ abhinandati. Taṁ kissa hetu? ‘Apariññātaṁ tassā’ti vadāmi.
맛지마 니까야 MN 1 근본 법문경 (Mūlapariyāyasutta) 배경
신들 가운데서도 이름이 밝혀진 첫 번째 존재, 빠자빠띠로 넘어갑니다. 빠자빠띠는 고대 인도 우주관에서 여러 존재를 주관한다고 여겨지던 하늘 존재의 이름입니다. 일반적인 신들에서 이렇게 이름난 특정한 하늘 존재로 좁혀지는 것은, 대상이 구체적이고 특별할수록 그것을 향한 애착도 더 강해질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보다 한층 더 존귀하게 여겨지던 범천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묵상
이름이 알려진 특별한 존재나 자리일수록, 그것에 대한 마음이 더 강하게 붙잡히는 것 같으신가요? 그렇다면 그 강도의 차이를 오늘 한번 가만히 느껴 보시겠어요?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범천을 범천이라고 인식하느니라.
그리 인식하고서 범천을 생각하고, 범천에서 생각하고, 범천으로부터 생각하고,
‘범천은 내 것’이라 생각하며, 범천을 기뻐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완전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말하느니라.
Brahmaṁ brahmato sañjānāti; brahmaṁ brahmato saññatvā brahmaṁ maññati, brahmasmiṁ maññati, brahmato maññati, brahmaṁ meti maññati, brahmaṁ abhinandati. Taṁ kissa hetu? ‘Apariññātaṁ tassā’ti vadāmi.
맛지마 니까야 MN 1 근본 법문경 (Mūlapariyāyasutta) 배경
빠자빠띠에 이어 범천으로 넘어갑니다. 범천은 고대 인도 우주관에서 세상을 만들었다고 여겨질 만큼 존귀한 하늘 존재였으며, 당시 사람들에게는 궁극에 가까운 숭배의 대상이었습니다. 이 경은 바로 그런 최고의 존재조차 다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인식되는 순간 생각이 따라붙고 '내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땅이나 물과 똑같습니다. 다음 세 편에서는 범천이 머무는 하늘 세계의 단계들로 하나씩 이어집니다.
묵상
누군가에게 가장 존귀하고 완전하게 느껴지는 대상이 있다면, 그것 역시 하나의 인식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어떻게 다가오시나요?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셔도 괜찮습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셔도 좋습니다.
광음천을 광음천이라고 인식하느니라.
그리 인식하고서 광음천을 생각하고, 광음천에서 생각하고, 광음천으로부터 생각하고,
‘광음천은 내 것’이라 생각하며, 광음천을 기뻐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완전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말하느니라.
Ābhassare ābhassarato sañjānāti; ābhassare ābhassarato saññatvā ābhassare maññati, ābhassaresu maññati, ābhassarato maññati, ābhassare meti maññati, ābhassare abhinandati. Taṁ kissa hetu? ‘Apariññātaṁ tassā’ti vadāmi.
맛지마 니까야 MN 1 근본 법문경 (Mūlapariyāyasutta) 배경
범천에 이어, 몸에서 빛이 흘러나온다고 하는 하늘 세계인 광음천으로 넘어갑니다. 불교 우주관에서 광음천은 범천보다 더 높은 선정의 경지에 상응하는 하늘 세계로 여겨집니다. 세상이 무너질 때 살아남은 존재들이 이 하늘에 다시 태어난다는 전승도 있을 만큼 특별하게 여겨지는 곳이지만, 이 경의 판정은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대상만 바뀔 뿐 다섯 단계의 짜임은 변하지 않습니다.
묵상
더 높고 특별하다고 알려진 경지일수록, 그곳에 이르고 싶은 마음 자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이르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조급하게 몰아세우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당장 답을 찾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변정천을 변정천이라고 인식하느니라.
그리 인식하고서 변정천을 생각하고, 변정천에서 생각하고, 변정천으로부터 생각하고,
‘변정천은 내 것’이라 생각하며, 변정천을 기뻐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완전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말하느니라.
Subhakiṇhe subhakiṇhato sañjānāti; subhakiṇhe subhakiṇhato saññatvā subhakiṇhe maññati, subhakiṇhesu maññati, subhakiṇhato maññati, subhakiṇhe meti maññati, subhakiṇhe abhinandati. Taṁ kissa hetu? ‘Apariññātaṁ tassā’ti vadāmi.
맛지마 니까야 MN 1 근본 법문경 (Mūlapariyāyasutta) 배경
광음천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두루 청정하다고 하는 하늘 세계인 변정천으로 넘어갑니다. 이 경은 하늘 세계의 단계를 하나씩 밟아 올라가며 같은 판정을 되풀이하는데, 이렇게 단계를 촘촘히 나누어 보이는 것은 아무리 청정하고 높은 경지라도 예외가 없음을 하나하나 확인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다음 편에서 같은 흐름이 다른 대상으로 이어집니다. 이 되풀이 자체가 이 경이 전하려는 핵심입니다.
묵상
'두루 청정하다'는 말이 주는 느낌과, 그 청정함마저 붙잡으려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사이에 어떤 거리가 있을까요? 지금 당장 답을 찾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살펴보셔도 좋습니다.
광과천을 광과천이라고 인식하느니라.
그리 인식하고서 광과천을 생각하고, 광과천에서 생각하고, 광과천으로부터 생각하고,
‘광과천은 내 것’이라 생각하며, 광과천을 기뻐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완전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말하느니라.
Vehapphale vehapphalato sañjānāti; vehapphale vehapphalato saññatvā vehapphale maññati, vehapphalesu maññati, vehapphalato maññati, vehapphale meti maññati, vehapphale abhinandati. Taṁ kissa hetu? ‘Apariññātaṁ tassā’ti vadāmi.
맛지마 니까야 MN 1 근본 법문경 (Mūlapariyāyasutta) 배경
불교 우주관에서 물질 세계 가운데 가장 높은 하늘로 꼽히는, 넓은 결실이 있다는 광과천으로 넘어갑니다. 땅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오면서 대상은 점점 미묘하고 고귀해졌지만, 다섯 단계의 짜임은 처음 그대로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목록에서 가장 뜻이 분명치 않은 존재인 '정복자'로 넘어갑니다. 대상만 바뀔 뿐 다섯 단계의 짜임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음 편에서 같은 흐름이 다른 대상으로 이어집니다.
묵상
가장 좋은 결실을 낳는다고 여겨지는 상태조차 아직 끝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 지금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시나요? 실망스러움과 안도감이 함께 있어도 괜찮습니다. 판단하지 않고 그저 지켜보셔도 괜찮습니다.
정복자를 정복자라고 인식하느니라.
그리 인식하고서 정복자를 생각하고, 정복자에서 생각하고, 정복자로부터 생각하고,
‘정복자는 내 것’이라 생각하며, 정복자를 기뻐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완전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말하느니라.
Abhibhuṁ abhibhuto sañjānāti; abhibhuṁ abhibhuto saññatvā abhibhuṁ maññati, abhibhusmiṁ maññati, abhibhuto maññati, abhibhuṁ meti maññati, abhibhuṁ abhinandati. Taṁ kissa hetu? ‘Apariññātaṁ tassā’ti vadāmi.
맛지마 니까야 MN 1 근본 법문경 (Mūlapariyāyasutta) 배경
'정복자(아비부)'로 옮긴 이 대목은 전통적으로도 정확한 정체가 분명치 않은 자리입니다. 문자 그대로는 '모든 것을 압도하는 자'라는 뜻이며, 다른 경에서는 신통력으로 범천의 세계까지 이르렀다는 한 존자의 이름으로도 나옵니다. 정확히 누구를 가리키든, 이 목록에서 하는 역할은 같습니다 - 압도적이고 특별한 자기 이미지조차 다르지 않은 인식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이로써 신들의 갈래가 마무리되고, 다음 편부터는 네 가지 무색의 경지로 넘어갑니다.
묵상
스스로를 '남들보다 낫다' 혹은 '모든 것을 넘어섰다'고 여기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이 있다면, 그 마음도 가만히 살펴볼 수 있을까요? 그런 마음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탓하지 않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