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들었다. 한때 부처님은 라자가하의 독수리봉에 있는 멧돼지굴에 머무셨다.
여러 곳을 다니며 수행하던 디가나카가 부처님을 찾아와 인사를 나누었다. 서로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눈 뒤,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말했다.
“고따마님, 제 생각(딧티)은 이렇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Evaṁ me sutaṁ— ekaṁ samayaṁ bhagavā rājagahe viharati gijjhakūṭe pabbate sūkarakhatāyaṁ. Atha kho dīghanakho paribbājako yena bhagavā tenupasaṅkami; upasaṅkamitvā bhagavatā saddhiṁ sammodi. Sammodanīyaṁ kathaṁ sāraṇīyaṁ vītisāretvā ekamantaṁ aṭṭhāsi. Ekamantaṁ ṭhito kho dīghanakho paribbājako bhagavantaṁ etadavoca: “ahañhi, bho gotama, evaṁvādī evaṁdiṭṭhi: ‘sabbaṁ me nakkhamatī’”ti.
맛지마 니까야 MN 74 디가나카경 (Dīghanakhasutta) 배경
디가나카가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 대화가 시작됩니다. 여기서 ‘받아들인다’는 말은 음식이나 경치가 마음에 든다는 뜻이 아닙니다. 무엇을 옳다고 여기고 따를 수 있는지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디가나카는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그 말 자체도 그가 내세운 하나의 생각입니다. 이어지는 물음은 바로 이 생각에도 같은 태도를 적용하는지 살핍니다. 처음부터 그를 틀린 사람으로 정해 놓기보다, 자신이 한 말과 그 말을 붙드는 태도를 함께 들여다보는 흐름입니다.
묵상
‘나는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에서 눈에 들어오는 낱말이 있나요? 혹시 최근에 ‘다’, ‘아무것도’, ‘언제나’처럼 범위를 넓혀 말한 적이 있다면, 그때 정말 그만큼 넓은 뜻으로 말했는지 떠올려 볼 수 있을까요?
“악기웨사나여, ‘나는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그 생각도 그대는 받아들이지 않는가?”
“고따마님, 제가 이 생각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Yāpi kho te esā, aggivessana, diṭṭhi: ‘sabbaṁ me nakkhamatī’ti, esāpi te diṭṭhi nakkhamatī”ti? “Esā ce me, bho gotama, diṭṭhi khameyya, taṁpassa tādisameva, taṁpassa tādisamevā”ti.
맛지마 니까야 MN 74 디가나카경 (Dīghanakhasutta) 배경
부처님은 디가나카를 악기웨사나라고 부르며 그의 말에 되묻습니다.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생각도 받아들이지 않는지 묻는 것입니다. 디가나카는 그 생각을 받아들여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두 번 답합니다. 이제 물음은 세상에 옳은 생각이 있는지에서, 자신이 내세운 생각을 어떻게 대하는지로 옮겨 갑니다. 어떤 생각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그 말만은 붙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대목에서는 같은 대답을 한 뒤에도 생각을 계속 붙드는 사람과 실제로 놓는 사람을 나누어 살핍니다.
묵상
자신이 한 말을 다시 되돌려 받으면 바로 답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최근에 그런 물음을 들은 적이 있나요? 있다면 지금은 답을 정하려 하지 않고, 그 물음이 내 말의 어느 부분을 짚었는지만 살펴볼 수 있을까요?
“악기웨사나여, 세상에는 이런 사람이 아주 많다. ‘달라질 것은 없다.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자기 생각은 버리지 않고 다른 생각까지 붙잡는다.
악기웨사나여, 이런 사람은 세상에 아주 드물다. ‘달라질 것은 없다.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한 뒤, 자기 생각을 버리고 다른 생각도 붙잡지 않는다.”
“Ato kho te, aggivessana, bahū hi bahutarā lokasmiṁ ye evamāhaṁsu: ‘taṁpassa tādisameva, taṁpassa tādisamevā’ti. Te tañceva diṭṭhiṁ nappajahanti aññañca diṭṭhiṁ upādiyanti. Ato kho te, aggivessana, tanū hi tanutarā lokasmiṁ ye evamāhaṁsu: ‘taṁpassa tādisameva, taṁpassa tādisamevā’ti. Te tañceva diṭṭhiṁ pajahanti aññañca diṭṭhiṁ na upādiyanti.
맛지마 니까야 MN 74 디가나카경 (Dīghanakhasutta) 배경
바로 앞에서 디가나카가 한 대답을 받아, 말 이후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살피는 대목입니다. 두 경우에 나오는 대답은 같습니다. 차이는 자기 생각을 계속 붙드는지, 그것을 놓고도 또 다른 생각을 붙잡지는 않는지에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놓는다는 말은 한 생각을 더 마음에 드는 생각으로 바꾸는 일과 다릅니다. 경문은 같은 대답과 부름말을 두 차례 되풀이해 두 태도를 나란히 보여 줍니다. 다음에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생각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살핍니다.
묵상
생각을 바꿨다고 말하면서도 예전 생각을 놓지 못한 때가 있었나요? 있다면 당시의 결론을 다시 판정하기보다, 어떤 말을 들을 때 그 생각을 더 꼭 붙들게 되었는지 떠올려 볼 수 있을까요? 떠오르는 일이 없어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