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꾸 거짓말을 해요. 혼내야 할지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어요.
학원에 갔다고 해 놓고 가지 않았거나, 깨뜨린 컵을 모른다고 해요. 거짓말인 걸 알면서도 다그치면 더 숨길 것 같고, 그냥 넘어가면 버릇이 될까 걱정돼요. 화를 내고 나면 아이 표정이 닫혀서 마음이 무거워요.
먼저
거짓말인 걸 알면서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하는 마음이 보여요. 다그치면 더 숨을 것 같고 넘어가면 걱정되는 사이에서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부처님 때, 비슷한 자리
라자가하의 대나무 숲에 부처님이 머물던 때입니다. 부처님의 아들이던 라훌라 존자가 암발랏티까에 머물고 있었고, 부처님이 저녁 무렵 그를 찾아갔습니다. 라훌라는 멀리서 부처님이 오는 것을 보고 자리를 펴고 발 씻을 물을 내놓았습니다. 부처님은 그 물그릇에 물을 조금 남겨 두고 라훌라에게 보이느냐고 묻더니, 물을 버리고, 그릇을 엎고, 바로 세우며 같은 질문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다음에는 거울이 무엇에 쓰이는지 물었습니다. 경에는 라훌라가 거짓말을 했다는 말이 없습니다.
부처님이 물그릇에 물을 조금 남겨 두고 라훌라에게 말했다. “라훌라여, 이 물그릇에 조금 남은 물이 보이느냐?” “그렇습니다, 스승님.” “라훌라여, 알면서 거짓말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는 이들은 수행자다움이 이만큼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고서 부처님은 남은 물을 버리고 라훌라에게 말했다. “라훌라여, 조금 남은 물이 버려진 것이 보이느냐?” “그렇습니다, 스승님.” “라훌라여, 알면서 거짓말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는 이들은 수행자다움이 이렇게 버려진다.” 그러고서 부처님은 물그릇을 엎어 놓고 라훌라에게 말했다. “라훌라여, 이 물그릇이 엎어진 것이 보이느냐?” “그렇습니다, 스승님.” “라훌라여, 알면서 거짓말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는 이들은 수행자다움이 이렇게 엎어진다.” 그러고서 부처님은 물그릇을 바로 세우고 라훌라에게 말했다. “라훌라여, 이 물그릇이 비어 속이 텅 빈 것이 보이느냐?” “그렇습니다, 스승님.” “라훌라여, 알면서 거짓말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는 이들은 수행자다움이 이렇게 비고 텅 빈다.”
빠알리 원문
Atha kho bhagavā parittaṁ udakāvasesaṁ udakādhāne ṭhapetvā āyasmantaṁ rāhulaṁ āmantesi: “passasi no tvaṁ, rāhula, imaṁ parittaṁ udakāvasesaṁ udakādhāne ṭhapitan”ti? “Evaṁ, bhante”. “Evaṁ parittakaṁ kho, rāhula, tesaṁ sāmaññaṁ yesaṁ natthi sampajānamusāvāde lajjā”ti. Atha kho bhagavā parittaṁ udakāvasesaṁ chaḍḍetvā āyasmantaṁ rāhulaṁ āmantesi: “passasi no tvaṁ, rāhula, parittaṁ udakāvasesaṁ chaḍḍitan”ti? “Evaṁ, bhante”. “Evaṁ chaḍḍitaṁ kho, rāhula, tesaṁ sāmaññaṁ yesaṁ natthi sampajānamusāvāde lajjā”ti. Atha kho bhagavā taṁ udakādhānaṁ nikkujjitvā āyasmantaṁ rāhulaṁ āmantesi: “passasi no tvaṁ, rāhula, imaṁ udakādhānaṁ nikkujjitan”ti? “Evaṁ, bhante”. “Evaṁ nikkujjitaṁ kho, rāhula, tesaṁ sāmaññaṁ yesaṁ natthi sampajānamusāvāde lajjā”ti. Atha kho bhagavā taṁ udakādhānaṁ ukkujjitvā āyasmantaṁ rāhulaṁ āmantesi: “passasi no tvaṁ, rāhula, imaṁ udakādhānaṁ rittaṁ tucchan”ti? “Evaṁ, bhante”. “Evaṁ rittaṁ tucchaṁ kho, rāhula, tesaṁ sāmaññaṁ yesaṁ natthi sampajānamusāvāde lajjāti.
“라훌라여, 이와 같이 누구든 알면서 하는 거짓말에 부끄러움이 없는 이에게는, 하지 못할 나쁜 짓이 없다고 나는 말한다. 그러니 라훌라여, ‘농담으로도 거짓말하지 않겠다’ 하고 라훌라여, 그대는 이렇게 익혀야 한다.”
빠알리 원문
Evameva kho, rāhula, yassa kassaci sampajānamusāvāde natthi lajjā, nāhaṁ tassa kiñci pāpaṁ akaraṇīyanti vadāmi. Tasmātiha te, rāhula, ‘hassāpi na musā bhaṇissāmī’ti— evañhi te, rāhula, sikkhitabbaṁ.
“라훌라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거울은 무엇에 쓰느냐?” “비춰 보는 데 씁니다, 스승님.” “라훌라여, 그와 같이 몸으로 하는 행위는 거듭 비춰 보고 또 비춰 본 뒤에 해야 하고, 말로 하는 행위는 거듭 비춰 보고 또 비춰 본 뒤에 해야 하고, 마음으로 하는 행위는 거듭 비춰 보고 또 비춰 본 뒤에 해야 한다.”
빠알리 원문
Taṁ kiṁ maññasi, rāhula, kimatthiyo ādāso”ti? “Paccavekkhaṇattho, bhante”ti. “Evameva kho, rāhula, paccavekkhitvā paccavekkhitvā kāyena kammaṁ kattabbaṁ, paccavekkhitvā paccavekkhitvā vācāya kammaṁ kattabbaṁ, paccavekkhitvā paccavekkhitvā manasā kammaṁ kattabbaṁ.
“라훌라여, 말로 하는 행위도 한 뒤에는 그 행위를 비춰 보아야 한다. ‘내가 한 이 말의 행위는 나를 해치는 쪽으로 가는가, 남을 해치는 쪽으로 가는가, 둘 다를 해치는 쪽으로 가는가? 나쁜 행위여서 괴로움을 불러오고 괴로움으로 익어 가는가?’ 라훌라여, 이렇게 비춰 보다가 이렇게 알게 되면, ‘내가 한 이 말의 행위는 나를 해치는 쪽으로도 가고, 남을 해치는 쪽으로도 가고, 둘 다를 해치는 쪽으로도 간다. 나쁜 행위여서 괴로움을 불러오고 괴로움으로 익어 간다’고 알게 되면, 라훌라여, 그런 말의 행위는 스승이나 슬기로운 동료 수행자들에게 털어놓고, 드러내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 털어놓고, 드러내고, 분명히 밝힌 뒤에는 앞으로 삼가야 한다. 그러나 라훌라여, 이렇게 비춰 보다가 이렇게 알게 되면, ‘내가 한 이 말의 행위는 나를 해치는 쪽으로도 가지 않고, 남을 해치는 쪽으로도 가지 않고, 둘 다를 해치는 쪽으로도 가지 않는다. 좋은 행위여서 즐거움을 불러오고 즐거움으로 익어 간다’고 알게 되면, 라훌라여, 바로 그 때문에 기쁨과 환희 속에서 밤낮으로 좋은 것들을 익히며 지내야 한다.”
빠알리 원문
Katvāpi te, rāhula, vācāya kammaṁ tadeva te vacīkammaṁ paccavekkhitabbaṁ: ‘yannu kho ahaṁ idaṁ vācāya kammaṁ akāsiṁ idaṁ me vacīkammaṁ attabyābādhāyapi saṁvattati, parabyābādhāyapi saṁvattati, ubhayabyābādhāyapi saṁvattati— akusalaṁ idaṁ vacīkammaṁ dukkhudrayaṁ dukkhavipākan’ti? Sace kho tvaṁ, rāhula, paccavekkhamāno evaṁ jāneyyāsi: ‘yaṁ kho ahaṁ idaṁ vācāya kammaṁ akāsiṁ idaṁ me vacīkammaṁ attabyābādhāyapi saṁvattati, parabyābādhāyapi saṁvattati, ubhayabyābādhāyapi saṁvattati— akusalaṁ idaṁ vacīkammaṁ dukkhudrayaṁ dukkhavipākan’ti, evarūpaṁ te, rāhula, vacīkammaṁ satthari vā viññūsu vā sabrahmacārīsu desetabbaṁ, vivaritabbaṁ, uttānīkattabbaṁ; desetvā vivaritvā uttānīkatvā āyatiṁ saṁvaraṁ āpajjitabbaṁ. Sace pana tvaṁ, rāhula, paccavekkhamāno evaṁ jāneyyāsi: ‘yaṁ kho ahaṁ idaṁ vācāya kammaṁ akāsiṁ idaṁ me vacīkammaṁ nevattabyābādhāyapi saṁvattati, na parabyābādhāyapi saṁvattati, na ubhayabyābādhāyapi saṁvattati— kusalaṁ idaṁ vacīkammaṁ sukhudrayaṁ sukhavipākan’ti, teneva tvaṁ, rāhula, pītipāmojjena vihareyyāsi ahorattānusikkhī kusalesu dhammesu.
부처님이 오늘 답한다면
따옴표 안의 말과 상자 안의 글만 경전의 말씀입니다. 나머지는 경에서 부처님이 답한 방식을 따라 편집자가 쓴 글입니다.
아이가 거짓말했다는 걸 알았을 때, 혼낼지 가르칠지 고르기 전에 부처님이 라훌라를 가르친 방식을 볼 수 있어요. 부처님은 라훌라가 내놓은 발 씻는 물그릇을 가져다 쓰면서 “보이느냐?”라고 물었어요. 그 자리에서 라훌라가 한 말은 “그렇습니다, 스승님”뿐이에요.
경에는 라훌라가 거짓말했다는 말이 없고, 부처님은 눈앞의 물건 하나로 말을 시작했어요. 물이 조금 남은 그릇, 버려진 물, 엎어진 그릇, 빈 그릇이 차례로 나왔고, 매번 같은 말을 되풀이했어요. 오늘 아이에게는 거짓말이 드러난 자리의 물건, 이를테면 깨진 컵을 두고 ‘이게 어떻게 됐는지 말해 줄래?’ 하고 묻는 것으로 옮겨 볼 수 있어요.
이 비유는 수행자에게 한 말이라서 아이에게 그대로 옮기면 너무 무거워요. 경에는 라훌라가 거짓말을 했다는 말도 없어요. 비유가 겨누는 건 알면서 하는 거짓말 앞에 부끄러움이 없을 때예요. 거짓말한 아이를 ‘속이 빈 사람’으로 부르는 데 쓰지는 않았으면 해요.
경은 거짓말을 가볍게 보지 않아요. 알면서 하는 거짓말에 부끄러움이 없으면 “하지 못할 나쁜 짓이 없다”고 하고, “농담으로도 거짓말하지 않겠다”고 익히라고 해요. 수행자 라훌라에게 한 말이라 아이에게 그대로 들이대기는 어려워도, 거짓말을 작은 일로 넘기지 않는 방향은 경에서 분명해요.
이어서 부처님은 거울을 물었어요. “비춰 보는 데 씁니다”라는 답이 나오자, 몸과 말과 마음으로 하는 일을 거듭 비춰 보고 하라고 했어요. 말로 한 일은 한 뒤에 “나를 해치는 쪽으로 가는가, 남을 해치는 쪽으로 가는가”를 보라고 했고, 해쳤다고 알면 털어놓고 앞으로 삼가라고 했어요. 벌을 말하는 구절은 없어요. 해치지 않았다고 알면 기쁨 속에 지내라는 말도 같이 있어요.
그러니 거짓말이 드러난 날은 혼내는 것과 가르치는 것 사이에서 하나를 고르기보다, 아이와 함께 ‘그 말이 누구를 힘들게 했을까’를 비춰 보는 자리로 쓸 수 있어요. 화가 많이 난 날이라면 비춰 보기는 다음 날로 미뤄도 돼요.
오늘 해 볼 것
- 거짓말을 알게 된 자리에서 바로 몰아붙이지 말고, 눈앞의 물건이나 일 하나를 두고 ‘어떻게 된 거야?’ 한 가지만 물어보세요.
- 아이가 말하기 시작하면 중간에 끊지 말고 끝까지 듣고, 말해 준 것에 먼저 ‘말해 줘서 알았어’ 하고 답해 보세요.
- 차분해진 뒤에 ‘그 말 때문에 누가 어떻게 됐을까?’를 아이와 함께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답을 정해 두지 않아도 돼요.
이렇게 읽기 쉬워요
- 물그릇 비유는 거짓말하는 아이를 속이 빈 사람이라고 부르는 말이다
- 비유는 알면서 거짓말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는 이들을 두고 한 말이고, 경에는 라훌라가 거짓말을 했다는 말이 없다 mn61:3.1–6.4
- 비춰 보라는 말은 잘못을 끝없이 파고들며 자책하라는 말이다
- 경은 비춰 본 결과 해침이 없으면 기쁨과 환희 속에 지내라는 말도 같이 한다 mn61:14.8–14.10
- 잘못을 털어놓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 경은 해쳤다고 알았을 때 털어놓고 앞으로 삼가라고만 하고 벌을 말하지 않는다 mn61:14.6–14.7
경전 밖의 도움
부처님 말씀이 아닌 현실 안내입니다. 확인 2026-10-10
- 거짓말이 잦고 걱정이 크면 소아청소년 상담이나 시·군·구 육아종합지원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부모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