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돌아보면 잘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잠들기 전에 하루를 되짚으면 실수한 일, 미룬 일, 못 한 말만 떠올라요. 해낸 일도 분명 있었을 텐데 그런 건 기억나지 않고 ‘오늘도 아무것도 못 했다’는 말만 남아요. 이런 날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어요.

먼저

하루를 돌아볼 때 못 한 일만 눈에 들어오면 그날이 더 길고 무겁게 느껴져요. 그런 날이 이어졌다면 하루의 끝마다 마음이 많이 지쳤을 거예요.

부처님 때, 비슷한 자리

사꺄 사람들의 땅, 까삘라왓투의 니그로다 숲 정사에 부처님이 머물던 때입니다. 사꺄 사람 마하나마가 부처님을 찾아와 절하고 한쪽에 앉아 물었습니다. 가르침을 이해하고 그 열매에 이른 고귀한 제자는 어떤 마음으로 자주 지내느냐는 물음이었습니다. 부처님은 떠올릴 것을 하나씩 들어 답했습니다. 부처님과 가르침과 수행자 모임을 떠올리는 일이 먼저 나오고, 이어서 자신이 지켜 온 행실의 다짐과 자신의 베풂을 떠올리는 일, 하늘의 존재들을 떠올리는 일이 나옵니다.

또한 마하나마여, 고귀한 제자는 자신의 베풂을 떠올린다. ‘나는 이로움을 얻었다. 참으로 잘 얻었다. 인색이라는 때에 사로잡힌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인색의 때를 벗은 마음으로 집에서 지낸다. 아낌없이 내놓고, 손을 활짝 열고, 내려놓기를 즐기고, 청을 받으면 응하고, 베풀고 나누기를 즐긴다.’ 마하나마여, 고귀한 제자가 자신의 베풂을 떠올릴 때, 그때 그의 마음은 탐욕에 사로잡히지 않고, 성냄에 사로잡히지 않고, 어리석음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그때 그의 마음은 베풂을 향해 곧게 선다. 마음이 곧은 고귀한 제자는 뜻에서 오는 벅참을 얻고, 가르침에서 오는 벅참을 얻고, 가르침과 이어진 기쁨을 얻는다. 기뻐하는 이에게 벅찬 기쁨이 일어나고, 벅찬 기쁨에 찬 이는 몸이 가라앉아 고요해지고, 몸이 고요해진 이는 즐거움을 느끼고, 즐거운 이의 마음은 한곳에 모인다. 마하나마여, 이것을 이렇게 말한다. ‘고귀한 제자는 고르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고르게 지내고, 시달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달리지 않고 지낸다. 가르침의 흐름에 들어, 베풂을 떠올림을 닦는다.’
AN 6.10 마하나마 숫따 6.1–6.9
빠알리 원문

Puna caparaṁ, mahānāma, ariyasāvako attano cāgaṁ anussarati: ‘lābhā vata me, suladdhaṁ vata me. Yohaṁ maccheramalapariyuṭṭhitāya pajāya vigatamalamaccherena cetasā agāraṁ ajjhāvasāmi muttacāgo payatapāṇi vosaggarato yācayogo dānasaṁvibhāgarato’ti. Yasmiṁ, mahānāma, samaye ariyasāvako cāgaṁ anussarati nevassa tasmiṁ samaye rāgapariyuṭṭhitaṁ cittaṁ hoti, na dosapariyuṭṭhitaṁ cittaṁ hoti, na mohapariyuṭṭhitaṁ cittaṁ hoti; ujugatamevassa tasmiṁ samaye cittaṁ hoti cāgaṁ ārabbha. Ujugatacitto kho pana, mahānāma, ariyasāvako labhati atthavedaṁ, labhati dhammavedaṁ, labhati dhammūpasaṁhitaṁ pāmojjaṁ. Pamuditassa pīti jāyati, pītimanassa kāyo passambhati, passaddhakāyo sukhaṁ vediyati, sukhino cittaṁ samādhiyati. Ayaṁ vuccati, mahānāma: ‘ariyasāvako visamagatāya pajāya samappatto viharati, sabyāpajjāya pajāya abyāpajjo viharati, dhammasotaṁ samāpanno cāgānussatiṁ bhāveti’.

또한 마하나마여, 고귀한 제자는 자신이 지켜 온 행실의 다짐(실라)을 떠올린다. 깨지지 않고, 구멍 나지 않고, 얼룩지지 않고, 흐려지지 않았으며, 얽매임에서 벗어나게 하고, 슬기로운 이가 칭찬하고, 집착에 물들지 않았으며, 마음이 한곳에 모이는 데 이르게 하는 다짐이다. 마하나마여, 고귀한 제자가 행실의 다짐을 떠올릴 때, 그때 그의 마음은 탐욕에 사로잡히지 않고, 성냄에 사로잡히지 않고, 어리석음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그때 그의 마음은 행실의 다짐을 향해 곧게 선다. 마음이 곧은 고귀한 제자는 뜻에서 오는 벅참을 얻고, 가르침에서 오는 벅참을 얻고, 가르침과 이어진 기쁨을 얻는다. 기뻐하는 이에게 벅찬 기쁨이 일어나고, 벅찬 기쁨에 찬 이는 몸이 가라앉아 고요해지고, 몸이 고요해진 이는 즐거움을 느끼고, 즐거운 이의 마음은 한곳에 모인다. 마하나마여, 이것을 이렇게 말한다. ‘고귀한 제자는 고르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고르게 지내고, 시달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달리지 않고 지낸다. 가르침의 흐름에 들어, 행실의 다짐을 떠올림을 닦는다.’
AN 6.10 마하나마 숫따 5.1–5.7
빠알리 원문

Puna caparaṁ, mahānāma, ariyasāvako attano sīlāni anussarati akhaṇḍāni acchiddāni asabalāni akammāsāni bhujissāni viññuppasatthāni aparāmaṭṭhāni samādhisaṁvattanikāni. Yasmiṁ, mahānāma, samaye ariyasāvako sīlaṁ anussarati nevassa tasmiṁ samaye rāgapariyuṭṭhitaṁ cittaṁ hoti, na dosapariyuṭṭhitaṁ cittaṁ hoti, na mohapariyuṭṭhitaṁ cittaṁ hoti; ujugatamevassa tasmiṁ samaye cittaṁ hoti sīlaṁ ārabbha. Ujugatacitto kho pana, mahānāma, ariyasāvako labhati atthavedaṁ, labhati dhammavedaṁ, labhati dhammūpasaṁhitaṁ pāmojjaṁ. Pamuditassa pīti jāyati, pītimanassa kāyo passambhati, passaddhakāyo sukhaṁ vediyati, sukhino cittaṁ samādhiyati. Ayaṁ vuccati, mahānāma: ‘ariyasāvako visamagatāya pajāya samappatto viharati, sabyāpajjāya pajāya abyāpajjo viharati, dhammasotaṁ samāpanno sīlānussatiṁ bhāveti’.

부처님이 오늘 답한다면

따옴표 안의 말과 상자 안의 글만 경전의 말씀입니다. 나머지는 경에서 부처님이 답한 방식을 따라 편집자가 쓴 글입니다.

마하나마는 고귀한 제자가 자주 머무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물었고, 부처님은 떠올릴 것을 하나씩 일러 주었어요. 그중 둘이 자신이 지켜 온 행실의 다짐과 자신의 베풂이에요. 하루를 돌아보면 잘못만 눈에 들어오는 날에 이 두 가지를 함께 읽어 볼 만해요.

경은 잘못을 없던 일로 하라고 하지 않아요. 떠올릴 것의 목록에 ‘내가 한 좋은 일’이 들어 있다고 말할 뿐이에요. 이 경은 열매에 이른 제자가 자주 떠올리는 것을 적은 글이에요. 오늘로 옮기면, 잘한 게 하나도 없다는 느낌이 드는 날 하루 안에서 내가 건넨 것을 하나 알아보는 연습으로 쓸 수 있어요. 이건 편집자의 적용이에요.

베풂을 떠올리는 대목에서 경은 “나는 이로움을 얻었다. 참으로 잘 얻었다.”라는 문장을 그대로 건네요. 경은 베푼 일의 크기를 말하지 않아요. 밥값을 대신 낸 일, 길을 알려 준 일, 잠깐 이야기를 들어 준 일처럼 오늘 하루에서 하나를 고르면 돼요.

경은 그렇게 떠올릴 때의 마음을 순서대로 적어요. 그때 마음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사로잡히지 않고, “기뻐하는 이에게 벅찬 기쁨이 일어나고” 몸이 가라앉아 고요해지고 즐거움을 느끼며 마음이 한곳에 모인다고 해요. 이것은 경이 적은 수행의 과정이고, 자책이나 우울이 낫는다는 말은 이 대목에 없어요.

행실의 다짐 대목에는 ‘깨지지 않고, 구멍 나지 않고’ 같은 말이 붙어 있어서 내 하루와 견주면 부족해 보일 수 있어요. 이 경은 가르침을 이해하고 열매에 이른 제자가 자주 머무는 마음을 묻는 물음에 답한 것이에요. 오늘 밤 그 기준을 채워야 하는 시험으로 읽지 않아도 돼요.

오늘 해 볼 것

  1. 자기 전에 오늘 누군가에게 건넨 것(시간, 말, 물건, 자리)을 하나만 골라 ‘내가 이것을 했다’고 속으로 말해 보세요. 작아도 돼요.
  2. 못 한 일은 지우지 말고 종이 한 칸에 적어 두고, 다른 한 칸에는 한 일을 적어 보세요. 한 일 칸이 비면 한 줄이라도 찾아서 채워 보세요.
  3. 며칠 해 보고 한 줄도 찾기 어려운 날이 이어지면 그 사실을 믿을 만한 사람이나 상담자에게 말해 보세요.

이렇게 읽기 쉬워요

잘못은 떠올리지 말고 좋은 일만 보라는 말이다
경은 떠올릴 대상을 일러 줄 뿐 잘못을 지우라고 하지 않는다 an6.10:6.1–6.3
베풂은 큰 것이어야 떠올릴 수 있다
경은 베푼 일의 크기를 말하지 않는다. 문장은 이로움을 얻었다는 말로 시작한다 an6.10:6.2–6.3
이렇게 하면 기쁨이 반드시 온다
경은 이 과정을 고귀한 제자가 마음을 곧게 했을 때의 순서로 적는다. 누구에게나 그렇게 된다는 약속은 없다 an6.10:6.6–6.7

경전 밖의 도움

부처님 말씀이 아닌 현실 안내입니다. 확인 2026-10-10

  • 잘한 게 없다는 느낌이 몇 주 넘게 이어지고 잠, 식욕, 일상이 함께 흔들리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나 상담을 받아 볼 수 있어요. 가까운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 안내를 받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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