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끝까지 사과를 안 해요.

오래 알던 사람이 제게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을 했어요. 몇 번 그 일을 꺼냈지만 ‘그랬나?’ 하고 넘기거나 화제를 돌려요. 사과 한마디면 풀릴 것 같은데 그게 안 오니, 시간이 지나도 그 일이 마음에서 끝나지 않아요.

먼저

끝까지 사과를 받지 못하면 그 일이 끝나지 않은 채로 마음에 남아요. 인정조차 받지 못했다는 느낌이 쌓이면 화가 계속 올라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요.

부처님 때, 비슷한 자리

사왓티의 정사에 부처님이 머물던 때입니다. 두 수행자가 부딪쳤고, 한 수행자가 다른 수행자에게 잘못을 했습니다. 잘못한 수행자는 상대에게 가서 잘못을 고백했지만, 상대는 그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여러 수행자가 부처님을 찾아가 이 일을 말했습니다. 부처님은 어리석은 이 둘과 슬기로운 이 둘을 말하고, 옛날 신들의 왕 삭까가 신들을 타이르며 읊은 게송을 들려주었습니다.

“수행자들이여, 어리석은 이가 둘 있다. 자신의 잘못을 잘못으로 보지 않는 사람, 그리고 잘못을 고백하는 사람의 고백을 도리에 맞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다. 수행자들이여, 이 둘이 어리석은 이이다. 수행자들이여, 슬기로운 이가 둘 있다. 자신의 잘못을 잘못으로 보는 사람, 그리고 잘못을 고백하는 사람의 고백을 도리에 맞게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수행자들이여, 이 둘이 슬기로운 이이다.”
SN 11.24 아짜야 숫따 (잘못) 2.1–2.6
빠알리 원문

“Dveme, bhikkhave, bālā. Yo ca accayaṁ accayato na passati, yo ca accayaṁ desentassa yathādhammaṁ nappaṭiggaṇhāti— ime kho, bhikkhave, dve bālā. Dveme, bhikkhave, paṇḍitā. Yo ca accayaṁ accayato passati, yo ca accayaṁ desentassa yathādhammaṁ paṭiggaṇhāti— ime kho, bhikkhave, dve paṇḍitā.

“수행자들이여, 옛날에 신들의 왕 삭까가 수담마 회의장에서 서른셋 하늘의 신들을 타이르며 그때 이 게송을 읊었다. ‘그대들의 화가 그대들 뜻 아래 들게 하라. 벗들과의 사이가 낡아 시들지 않게 하라. 비난받을 일이 없는 사람을 비난하지 말고 이간하는 말을 하지 말라. 화는 나쁜 사람들을 산이 내리누르듯 짓눌러 버린다.’”
SN 11.24 아짜야 숫따 (잘못) 3.1–4.6
빠알리 원문

Bhūtapubbaṁ, bhikkhave, sakko devānamindo sudhammāyaṁ sabhāyaṁ deve tāvatiṁse anunayamāno tāyaṁ velāyaṁ imaṁ gāthaṁ abhāsi: ‘Kodho vo vasamāyātu, Mā ca mittehi vo jarā; Agarahiyaṁ mā garahittha, Mā ca bhāsittha pesuṇaṁ; Atha pāpajanaṁ kodho, Pabbatovābhimaddatī’”ti.

부처님이 오늘 답한다면

따옴표 안의 말과 상자 안의 글만 경전의 말씀입니다. 나머지는 경에서 부처님이 답한 방식을 따라 편집자가 쓴 글입니다.

이 경의 사건은 사과를 받아 주지 않는 쪽이 문제가 된 일이에요. 지금 질문은 사과를 하지 않는 쪽이 문제인 일이라 경의 장면과 꼭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부처님이 어리석은 이의 첫째로 든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잘못으로 보지 않는 사람”이에요. 사과가 오지 않아 답답한 마음은 경이 이름 붙인 일에 닿아 있어요.

경은 어리석은 이를 둘로 말해요. 잘못을 보지 않는 사람이 하나이고, 고백을 도리에 맞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하나예요. 나중에 상대가 사과해 올 때 받아들이는 몫은 내 쪽에 있어요. 지금은 받을 사과가 없어서 그 몫이 시작되지 않았을 뿐이에요.

삭까의 게송은 화를 없애라고 하지 않고 “그대들의 화가 그대들 뜻 아래 들게 하라”고 해요. 사과가 안 와서 화가 나는 것은 그대로 두고, 그 화가 어떤 말과 행동으로 나갈지를 내가 정하라는 쪽이에요. 게송은 “벗들과의 사이가 낡아 시들지 않게 하라”고도 해요.

게송은 “비난받을 일이 없는 사람을 비난하지 말고 이간하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해요. 잘못한 사람에게 잘못을 말하는 것을 막는 말로 읽을 필요는 없어요. 사과를 못 받은 억울함이 주변 사람을 끌어들이는 이야기로 번질 때는 이 구절을 한 번 떠올려 볼 만해요.

사과가 끝내 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경은 그럴 때 무엇을 하라고 정해 주지 않아요. 사과 없이 관계를 이어 갈지, 거리를 둘지는 그 사람과 내 사정을 보고 정할 일이에요.

오늘 해 볼 것

  1. 상대에게 바라는 것을 한 문장으로 적어 보세요. ‘그 말이 나에게 상처가 되었고, 인정해 주면 좋겠다’처럼 상대가 할 일과 내가 느낀 것을 함께 적어요. 말할지 말지는 나중에 정해도 돼요.
  2. 사과를 받지 못한 일을 여러 사람에게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면 이번 주에는 믿는 한 사람에게만 말해 보세요.
  3. ‘사과를 받으면 끝난다’와 ‘사과가 없어도 내 마음에서는 정리한다’를 따로 적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뒤쪽에서 하나 골라 보세요.

이렇게 읽기 쉬워요

경이 사과하지 않는 사람을 사과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 준다
경은 잘못을 보지 않는 사람을 어리석은 이로 꼽을 뿐, 사과가 오지 않을 때의 방법은 다루지 않는다 sn11.24:2.1–2.6
화를 내려놓으라는 말이다
게송은 화가 뜻 아래 들게 하라고 한다. 화가 일어나는 것을 없애라는 말은 없다 sn11.24:4.1–4.2
상대를 비난하지 말라는 말이다
게송이 막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없는 사람을 비난하는 일과 이간하는 말이다 sn11.24:4.3–4.4

경전 밖의 도움

부처님 말씀이 아닌 현실 안내입니다. 확인 2026-10-10

  • 사과를 못 받은 일이 몇 주씩 이어지며 잠이나 일상에 영향을 주면 상담을 받아 볼 수 있어요. 가까운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 안내를 받을 수 있어요.
  • 금전 피해나 명예훼손처럼 사과 이상의 해결이 필요한 일이면 대한법률구조공단 132 에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직장 안의 일이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