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떠나실 아버지 곁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버지가 병원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계세요. 병실에 앉아 있는데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고, 아무 말이나 하면 아버지가 불편해하실까 봐 입을 열기 어려워요. 곁에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게 느껴져서 더 조급해져요.
먼저
아버지 곁에 앉아 있는 그 시간이 소중한 만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어요. 말이 안 나오는 것도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 오는 거예요.
부처님 때, 비슷한 자리
부처님이 사왓티의 제따숲에 머물던 때, 재가자 아나타삔디까가 위중하게 앓았습니다. 그는 사람을 보내 부처님과 사리뿟따 존자에게 문안하고, 사리뿟따에게 집으로 찾아와 달라고 청했습니다. 찾아가 말한 이는 사리뿟따 존자이며, 부처님은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사리뿟따는 말없이 승낙하고 아난다와 함께 그의 집으로 갔습니다. 자리에 앉아 사리뿟따가 먼저 한 일은 아픔이 어떤지 묻는 것이었고, 아나타삔디까는 아픔이 커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다음 사리뿟따가 일러 준 가르침을 듣고 아나타삔디까는 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때 사리뿟따 존자는 옷을 입고 발우와 겉옷을 들고, 아난다 존자를 뒤따르게 하여 아나타삔디까 어르신의 집으로 갔다. 마련된 자리에 앉은 사리뿟따 존자는 아나타삔디까 어르신에게 말했다. “어르신, 견딜 만하십니까? 지낼 만하십니까? 아픈 느낌이 가라앉고 커지지 않습니까? 가라앉는 것이 보이고 커지는 것은 보이지 않습니까?” “사리뿟따 존자님, 저는 견딜 만하지 않고 지낼 만하지 않습니다. 심한 아픈 느낌이 커지고 가라앉지 않습니다. 커지는 것이 보이고 가라앉는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빠알리 원문
Atha kho āyasmā sāriputto nivāsetvā pattacīvaramādāya āyasmatā ānandena pacchāsamaṇena yena anāthapiṇḍikassa gahapatissa nivesanaṁ tenupasaṅkami; upasaṅkamitvā paññatte āsane nisīdi. Nisajja kho āyasmā sāriputto anāthapiṇḍikaṁ gahapatiṁ etadavoca: “kacci te, gahapati, khamanīyaṁ, kacci yāpanīyaṁ? Kacci te dukkhā vedanā paṭikkamanti, no abhikkamanti; paṭikkamosānaṁ paññāyati, no abhikkamo”ti? “Na me, bhante sāriputta, khamanīyaṁ na yāpanīyaṁ. Bāḷhā me dukkhā vedanā abhikkamanti, no paṭikkamanti; abhikkamosānaṁ paññāyati, no paṭikkamo.
부처님이 오늘 답한다면
따옴표 안의 말과 상자 안의 글만 경전의 말씀입니다. 나머지는 경에서 부처님이 답한 방식을 따라 편집자가 쓴 글입니다.
이 경에서 아나타삔디까 곁으로 간 사람은 제자 사리뿟따예요. 아나타삔디까가 찾아와 달라고 청했고, 사리뿟따는 아난다와 함께 그 집으로 갔어요.
사리뿟따가 자리에 앉아 처음 꺼낸 말은 안부였어요. “어르신, 견딜 만하십니까? 지낼 만하십니까?” 하고 묻고, 아픔이 가라앉는지 커지는지도 물었어요. 아나타삔디까는 견딜 만하지 않고 아픔이 커지고 있다고 있는 그대로 답했어요. 사리뿟따는 그 대답을 듣고 나서 다음 말을 했어요.
무슨 말을 할지 모를 때 경이 보여 주는 첫걸음은 이 안부예요. 오늘은 어떠세요, 아픈 데는 어떠세요 하고 묻고, 대답이 어떻든 그대로 들어요.
그다음에 사리뿟따가 일러 준 것은 눈과 귀 같은 감각과 마음을 붙들지 않는 훈련이었어요. 첫 줄은 이래요.
“그러니 어르신, 이렇게 익히셔야 합니다. ‘나는 눈을 붙들지 않겠다. 눈에 기대는 나의 앎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어르신, 이렇게 익히셔야 합니다.”
빠알리 원문
“Tasmātiha te, gahapati, evaṁ sikkhitabbaṁ: ‘na cakkhuṁ upādiyissāmi, na ca me cakkhunissitaṁ viññāṇaṁ bhavissatī’ti. Evañhi te, gahapati, sikkhitabbaṁ.
이 가르침은 오랫동안 스승과 수행자들을 가까이 모셔 온 아나타삔디까에게 한 말이에요. 아버지가 듣고 싶어 하시는지 모르는 채로 그대로 읽어 드릴 말은 아니에요.
가르침을 듣고 아나타삔디까는 눈물을 터뜨렸어요. 곁에 있던 아난다가 물었고, 아나타삔디까가 답했어요.
이 말을 들은 아나타삔디까 어르신은 울음을 터뜨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아난다 존자가 아나타삔디까 어르신에게 말했다. “어르신, 기운이 꺼지십니까? 어르신, 가라앉으십니까?” “아난다 존자님, 저는 기운이 꺼지지도 않고 가라앉지도 않습니다. 다만 저는 오랫동안 스승님과 마음을 닦는 수행자들을 가까이 모셔 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르침의 말씀은 예전에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빠알리 원문
Evaṁ vutte, anāthapiṇḍiko gahapati parodi, assūni pavattesi. Atha kho āyasmā ānando anāthapiṇḍikaṁ gahapatiṁ etadavoca: “olīyasi kho tvaṁ, gahapati, saṁsīdasi kho tvaṁ, gahapatī”ti? “Nāhaṁ, bhante ānanda, olīyāmi, napi saṁsīdāmi; api ca me dīgharattaṁ satthā payirupāsito manobhāvanīyā ca bhikkhū; na ca me evarūpī dhammī kathā sutapubbā”ti.
울음에는 이유가 있었고, 물어서 알 수 있었어요. 아버지 곁에서 눈물이 나면 그대로 두어도 되고, 아버지가 눈물을 보이시면 어떤 마음인지 물어도 돼요.
오늘 해 볼 것
- 병상 곁에 앉으면 ‘오늘은 어떠세요? 아픈 데는 어떠세요?’ 하고 먼저 물어보세요. 대답이 길어도 끊지 않고 들어 보세요.
- 전하고 싶은 말은 아버지의 대답을 들은 뒤에 짧게 전하세요. 고마웠던 일 한 가지나 함께한 기억 하나면 돼요.
- 말이 안 나오면 손을 잡고 곁에 앉아 있어도 돼요.
이렇게 읽기 쉬워요
- 임종 앞에서는 이 경처럼 가르침을 읽어 드려야 한다.
- 경에서 사리뿟따는 아나타삔디까가 청해 부른 자리에서 안부를 묻고 대답을 들은 뒤에 가르침을 말했다. 모든 임종 자리에 가르침을 전하라는 문장은 없다. mn143:2.10–3.2
- 눈물을 보이면 기운이 꺼진 것이다.
- 아난다가 기운이 꺼졌는지 묻자 아나타삔디까는 그렇지 않고 이런 가르침은 처음 듣는다고 답한다. 울음을 약함으로 판정하는 말은 없다. mn143:15.3–15.6
경전 밖의 도움
부처님 말씀이 아닌 현실 안내입니다. 확인 2026-10-10
- 아버지의 통증과 남은 시간에 대한 설명은 주치의나 병원의 호스피스·완화의료팀에 요청할 수 있어요. 병원 사회복지팀에서도 가족 상담을 안내해요.
- 돌봄·복지 제도 안내는 보건복지상담센터 129 (24시간)
- 슬픔이 너무 커서 잠·식사가 무너지면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 (24시간)에 이야기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