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먼저 떠나면 남은 가족이 어떻게 살지 걱정돼요.

병이 깊어지면서 내가 없을 때의 집안일이 자꾸 떠올라요. 아이와 배우자가 생활비, 집, 서류를 어떻게 감당할지 밤마다 생각이 이어져요. 가족에게 이야기를 꺼내면 울음부터 터질까 봐 말을 못 하고 있어요.

먼저

떠난 뒤의 가족이 걱정되는 건 그 사람들을 그만큼 아끼기 때문이에요. 이 걱정을 혼자 끌어안고 밤을 보내고 있었군요.

부처님 때, 비슷한 자리

부처님이 박가 땅의 수수마라기리 사슴공원에 머물던 때, 나꿀라의 아버지가 위중하게 앓았습니다. 아내 나꿀라의 어머니가 남편에게 마음에 걸리는 것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지 말라고, 그렇게 떠나는 것은 괴로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말한 이는 아내 나꿀라의 어머니이고, 부처님은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걱정할 만한 일을 하나씩 먼저 입에 올리고 그때마다 답했습니다. 아이들과 살림이 걱정이라면 자기가 솜씨 있게 해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듣던 중 남편의 병이 가라앉았다고 경은 적고, 회복한 남편이 찾아가자 부처님은 그런 아내를 둔 것이 복이라고 일렀습니다.

“어르신, 마음에 걸리는 것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지 마십시오. 마음에 걸리는 것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것은 괴롭습니다. 부처님께서도 마음에 걸리는 것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것을 나무라셨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내가 떠난 뒤에 나꿀라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키우고 살림을 꾸려 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어르신, 그렇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저는 솜을 잣고 털실을 고르는 일에 솜씨가 있습니다. 어르신이 떠난 뒤에도 저는 아이들을 키우고 살림을 꾸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르신, 마음에 걸리는 것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지 마십시오. 마음에 걸리는 것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것은 괴롭습니다. 부처님께서도 마음에 걸리는 것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것을 나무라셨습니다.”
AN 6.16 나꿀라삐뚜 숫따 (나꿀라의 아버지) 2.1–2.11
빠알리 원문

“Mā kho tvaṁ, gahapati, sāpekkho kālamakāsi. Dukkhā, gahapati, sāpekkhassa kālakiriyā; garahitā ca bhagavatā sāpekkhassa kālakiriyā. Siyā kho pana te, gahapati, evamassa: ‘na nakulamātā gahapatānī mamaccayena sakkhissati dārake posetuṁ, gharāvāsaṁ santharitun’ti. Na kho panetaṁ, gahapati, evaṁ daṭṭhabbaṁ. Kusalāhaṁ, gahapati, kappāsaṁ kantituṁ veṇiṁ olikhituṁ. Sakkomahaṁ, gahapati, tavaccayena dārake posetuṁ, gharāvāsaṁ santharituṁ. Tasmātiha tvaṁ, gahapati, mā sāpekkho kālamakāsi. Dukkhā, gahapati, sāpekkhassa kālakiriyā; garahitā ca bhagavatā sāpekkhassa kālakiriyā.

부처님이 오늘 답한다면

따옴표 안의 말과 상자 안의 글만 경전의 말씀입니다. 나머지는 경에서 부처님이 답한 방식을 따라 편집자가 쓴 글입니다.

이 말을 한 사람은 나꿀라의 어머니예요. 아픈 남편 곁에서 한 말이고, 부처님은 그 자리에 없었어요. 떠나는 사람이 남은 가족을 걱정하는 장면을 경은 이렇게 적어요.

아내는 걱정을 덮어 두지 않았어요. 남편이 속으로 품을 만한 걱정을 먼저 입에 올리고, 그 걱정에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로 답했어요. 아이들과 살림이 걱정이라면 자기가 솜씨 있게 해낼 수 있다고요. 경은 걱정을 하나씩 꺼내 놓고 하나씩 답하는 순서를 보여 줘요.

아내는 “마음에 걸리는 것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것은 괴롭습니다”라고 하고, 부처님도 그렇게 떠나는 일을 좋게 보지 않았다고 전해요. 그 말 뒤에 아내가 한 일은 걱정을 하나하나 덜어 주는 것이었어요. 부처님도 나중에 남편에게 이렇게 일러요.

“어르신, 어르신은 복이 있습니다. 참으로 좋은 것을 얻으셨습니다. 나꿀라의 어머니가 어르신을 가엾게 여기고 이로움을 바라며 일깨우고 가르쳐 주니 말입니다.”
AN 6.16 나꿀라삐뚜 숫따 (나꿀라의 아버지) 9.1–9.2
빠알리 원문

“Lābhā te, gahapati, suladdhaṁ te, gahapati. Yassa te nakulamātā gahapatānī anukampikā atthakāmā ovādikā anusāsikā.

오늘 같은 걱정을 품은 사람이 이 순서를 가져올 수 있어요. 걱정을 막연한 덩어리로 두지 않고 하나씩 이름을 붙여요. 그 걱정마다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답을 달아 봐요. 남은 가족이 직접 해 줄 수 있는 답이 있고, 내가 미리 정리해 둘 수 있는 답이 있어요.

오늘 해 볼 것

  1. 걱정되는 것을 한 줄씩 적고, 각 줄 옆에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한 줄씩 적어 보세요.
  2. 그중 하나를 가족 한 사람에게 이야기해 보세요. 말로 하기 어려우면 메모로 남겨 두어도 돼요.
  3. 연락처, 중요한 서류, 통장과 계정 같은 것을 한곳에 적어 두고 가족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두세요.

이렇게 읽기 쉬워요

걱정을 놓으면 병이 낫는다는 가르침이다.
경은 이 말을 듣던 중 남편의 병이 가라앉았다고 적을 뿐이다. 걱정을 놓으면 병이 낫는다는 문장은 없고, 같은 일이 다른 병에도 일어난다는 말도 없다. an6.16:8.1–8.3
걱정하는 마음은 잘못이라서 나무라는 말이다.
경은 걱정을 남기고 떠나는 일이 괴롭고 부처도 그것을 좋게 보지 않았다고 전한다(an6.16:2.2-2.3). 아내는 그 말로 남편을 꾸짖지 않고 걱정을 하나씩 짚어 덜어 주었고, 부처는 그런 아내를 둔 것을 복이라 일렀다(an6.16:9.1-9.2). an6.16:9.1–9.2

경전 밖의 도움

부처님 말씀이 아닌 현실 안내입니다. 확인 2026-10-10

  • 남은 가족의 생활비·돌봄 제도 안내는 보건복지상담센터 129 (24시간)
  • 유언·상속 같은 법률 상담은 대한법률구조공단 132에서 안내받을 수 있어요.
  • 병원 사회복지팀에서 치료비·돌봄 상담을 안내해요.
  • 밤에도 이야기할 곳이 필요하면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 (24시간)
  • 죽고 싶은 마음이 들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2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