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이나 죽음은 생각하기도 싫어요. 모른 척 살면 안 될까요?
부모님이 한 해 사이에 부쩍 늙으신 걸 보고 마음이 철렁했어요. 나이 드는 일, 아픈 일, 죽는 일 이야기가 나오면 화제를 돌리거나 휴대폰을 들여다봐요. 생각하면 무서워서 피하는 건데, 이렇게 피하기만 해도 되는지 자꾸 마음에 걸려요.
먼저
늙음과 죽음 이야기가 나오면 마음이 먼저 움츠러드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것을 이렇게 말로 꺼내 놓는 것만으로도 쉬운 일이 아니에요.
부처님 때, 비슷한 자리
부처님은 수행자들에게 다섯 가지를 자주 되돌아보라고 일렀습니다. 이 말은 출가한 사람만 겨냥하지 않았습니다. 여자든 남자든, 집에 사는 이든 출가한 이든 모두가 대상이었습니다. 다섯 가지는 늙음, 병, 죽음, 사랑하는 모든 것과 헤어지는 일, 자기 행위를 물려받는 일입니다. 부처님은 이어서 각각을 되돌아보는 이로움을 하나씩 밝혔습니다. 그중 죽음을 되돌아보는 이로움이 이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수행자들이여, 여자든 남자든, 집에 사는 이든 출가한 이든 다음 다섯 가지를 자주 되돌아보아야 한다. 어떤 다섯 가지인가? ‘나는 늙기 마련이어서 늙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여자든 남자든, 집에 사는 이든 출가한 이든 이것을 자주 되돌아보아야 한다. ‘나는 병들기 마련이어서 병을 벗어나지 못했다.’ 여자든 남자든, 집에 사는 이든 출가한 이든 이것을 자주 되돌아보아야 한다. ‘나는 죽기 마련이어서 죽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여자든 남자든, 집에 사는 이든 출가한 이든 이것을 자주 되돌아보아야 한다. ‘나는 사랑하고 마음에 드는 모든 것과 달라지고 떨어져야 한다.’ 여자든 남자든, 집에 사는 이든 출가한 이든 이것을 자주 되돌아보아야 한다. ‘나는 내 행위의 주인이고, 내 행위를 물려받는다. 행위가 나를 낳았고, 행위가 나의 친척이며, 행위가 내가 기댈 곳이다. 내가 좋은 행위든 나쁜 행위든 무엇을 하든 그 행위를 물려받을 것이다.’ 여자든 남자든, 집에 사는 이든 출가한 이든 이것을 자주 되돌아보아야 한다.
빠알리 원문
“Pañcimāni, bhikkhave, ṭhānāni abhiṇhaṁ paccavekkhitabbāni itthiyā vā purisena vā gahaṭṭhena vā pabbajitena vā. Katamāni pañca? ‘Jarādhammomhi, jaraṁ anatīto’ti abhiṇhaṁ paccavekkhitabbaṁ itthiyā vā purisena vā gahaṭṭhena vā pabbajitena vā. ‘Byādhidhammomhi, byādhiṁ anatīto’ti abhiṇhaṁ paccavekkhitabbaṁ itthiyā vā purisena vā gahaṭṭhena vā pabbajitena vā. ‘Maraṇadhammomhi, maraṇaṁ anatīto’ti abhiṇhaṁ paccavekkhitabbaṁ itthiyā vā purisena vā gahaṭṭhena vā pabbajitena vā. ‘Sabbehi me piyehi manāpehi nānābhāvo vinābhāvo’ti abhiṇhaṁ paccavekkhitabbaṁ itthiyā vā purisena vā gahaṭṭhena vā pabbajitena vā. ‘Kammassakomhi, kammadāyādo kammayoni kammabandhu kammapaṭisaraṇo. Yaṁ kammaṁ karissāmi—kalyāṇaṁ vā pāpakaṁ vā— tassa dāyādo bhavissāmī’ti abhiṇhaṁ paccavekkhitabbaṁ itthiyā vā purisena vā gahaṭṭhena vā pabbajitena vā.
수행자들이여, ‘나는 죽기 마련이어서 죽음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자주 되돌아보아야 하는 이로움은 무엇인가? 수행자들이여, 목숨에 취한 우쭐함이 있는 존재들이 있다. 그 우쭐함에 취해 몸으로 나쁜 짓을 하고, 말로 나쁜 짓을 하고, 마음으로 나쁜 짓을 한다. 이 일을 자주 되돌아보는 이는 목숨에 대한 그 우쭐함을 모두 버리거나, 적어도 줄인다. 수행자들이여, ‘나는 죽기 마련이어서 죽음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여자든 남자든, 집에 사는 이든 출가한 이든 자주 되돌아보아야 하는 이로움이 이것이다.
빠알리 원문
Kiñca, bhikkhave, atthavasaṁ paṭicca ‘maraṇadhammomhi, maraṇaṁ anatīto’ti abhiṇhaṁ paccavekkhitabbaṁ itthiyā vā purisena vā gahaṭṭhena vā pabbajitena vā? Atthi, bhikkhave, sattānaṁ jīvite jīvitamado, yena madena mattā kāyena duccaritaṁ caranti, vācāya duccaritaṁ caranti, manasā duccaritaṁ caranti. Tassa taṁ ṭhānaṁ abhiṇhaṁ paccavekkhato yo jīvite jīvitamado so sabbaso vā pahīyati tanu vā pana hoti. Idaṁ kho, bhikkhave, atthavasaṁ paṭicca ‘maraṇadhammomhi, maraṇaṁ anatīto’ti abhiṇhaṁ paccavekkhitabbaṁ itthiyā vā purisena vā gahaṭṭhena vā pabbajitena vā.
부처님이 오늘 답한다면
따옴표 안의 말과 상자 안의 글만 경전의 말씀입니다. 나머지는 경에서 부처님이 답한 방식을 따라 편집자가 쓴 글입니다.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잘못이 아니에요. 경은 이 다섯 가지를 “여자든 남자든, 집에 사는 이든 출가한 이든” 자주 되돌아보라고 했어요. 늙음과 죽음은 누구에게나 놓인 일로 말해져요.
죽음을 되돌아보는 이로움에 대해 경은 이렇게 말해요. 목숨에 취한 우쭐함이 있는 존재들이 “몸으로 나쁜 짓을 하고, 말로 나쁜 짓을 하고, 마음으로 나쁜 짓을 한다”고 해요. 죽음을 자주 되돌아보는 이는 그 우쭐함을 “모두 버리거나, 적어도 줄인다”고 하고요. 죽음을 모른 척하는 일 자체를 경이 꾸짖는 대목은 없어요. 경이 보여 주는 것은 되돌아봄이 가져오는 이로움이에요.
되돌아보는 방식도 경에 적혀 있어요. 수행자들에게 일러 준 이 방식은 죽음을 혼자 짊어진 일로 두지 않아요.
‘나 혼자만 죽기 마련이어서 죽음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니다. 살아 있는 존재들이 오고 가고 죽고 다시 태어나는 한, 모든 존재가 죽기 마련이어서 죽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일을 자주 되돌아보는 이에게 길이 생겨난다. 그는 그 길을 가까이하고, 닦고, 거듭 한다. 그렇게 그 길을 가까이하고 닦고 거듭 하는 이는 묶는 매듭을 모두 버리고, 잠재된 경향을 없앤다.
빠알리 원문
‘Na kho ahaññeveko maraṇadhammo maraṇaṁ anatīto, atha kho yāvatā sattānaṁ āgati gati cuti upapatti sabbe sattā maraṇadhammā maraṇaṁ anatītā’ti. Tassa taṁ ṭhānaṁ abhiṇhaṁ paccavekkhato maggo sañjāyati. So taṁ maggaṁ āsevati bhāveti bahulīkaroti. Tassa taṁ maggaṁ āsevato bhāvayato bahulīkaroto saṁyojanāni sabbaso pahīyanti, anusayā byantīhonti.
오늘 밤 한 문장만 떠올려 봐도 돼요. “나 혼자만 죽기 마련이어서 죽음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니다.” 모두가 같은 처지에 있다는 문장이에요. 경은 이렇게 자주 되돌아보는 이에게 “길이 생겨난다”고 말해요. 얼마나 오래, 하루에 몇 번 해야 하는지는 이 대목에 적혀 있지 않아요. 무서운 만큼만, 한 문장씩 가도 괜찮아요.
생각만 해도 숨이 가쁘거나 잠을 못 잘 만큼 두렵다면, 억지로 되돌아보지 않아도 돼요. 그럴 때는 믿을 만한 사람이나 상담 기관과 먼저 이야기해 보세요.
오늘 해 볼 것
- 늙음이나 죽음 이야기가 나와서 화제를 돌리고 싶어질 때, 돌리기 전에 숨을 한 번 쉬고 ‘지금 피하고 싶구나’ 하고 알아차려 보세요.
- 하루 중 마음이 편한 때 한 번, ‘나 혼자만 죽기 마련인 것이 아니다’ 한 문장만 읽고 덮어 보세요. 더 하고 싶지 않으면 거기서 멈춰도 돼요.
- 미뤄 둔 일 중에 늙음이나 죽음과 이어진 것이 하나 있다면(부모님과의 통화, 연락처 정리 등) 가장 작은 한 가지만 이번 주에 해 보세요.
이렇게 읽기 쉬워요
- 죽음을 자주 되돌아보라는 말은 늘 괴로워하며 살라는 말이다.
- 경이 든 이로움은 목숨에 취한 우쭐함을 버리거나 줄이는 것이다. 괴로워하라는 말은 없다. an5.57:4.2–4.3
- 죽음을 생각하기 싫은 사람은 잘못 살고 있다.
- 경은 모든 사람에게 다섯 가지를 되돌아보라고 일렀을 뿐, 피하는 사람을 판정하는 말은 없다. an5.57:1.1–1.1
- 죽기 마련이라는 말은 곧 죽는다는 선고다.
- 경이 말하는 것은 죽음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성질이다. 때를 말하는 문장은 없다. an5.57:4.1–4.1
경전 밖의 도움
부처님 말씀이 아닌 현실 안내입니다. 확인 2026-10-10
- 죽음이나 늙음 생각만으로 숨이 가쁘고 잠·일상이 흔들리는 날이 이어지면 정신건강의학과나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이야기해 보세요.
- 밤에도 이야기할 곳이 필요하면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 (2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