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죽는다는 걸 생각하면 사는 게 허무해요.
어느 날 문득 ‘어차피 다 죽는데 이렇게 애쓰는 게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뒤로 출근하고 밥 먹고 사람 만나는 일이 전부 덧없게 느껴져요. 이런 생각을 말하면 유난스럽다고 할까 봐 혼자 삼키고 있어요.
먼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붙들고 나서 허무해지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가볍게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오는 무게이기도 해요.
부처님 때, 비슷한 자리
사왓티에서 코살라의 빠세나디 왕이 부처님 곁에 한쪽으로 앉아 물었습니다. 태어난 이에게 늙음과 죽음을 벗어나는 일이 있느냐는 물음이었습니다. 부처님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재산 많은 왕족과 브라흐마나(제사를 맡는 계층의 사람), 집안의 가장을 차례로 들었고, 해야 할 일을 다 마친 수행자들의 몸도 무너진다고 했습니다. 이어 게송으로 낡아 가는 것과 늙지 않는 것을 나란히 말했습니다.
한쪽에 앉은 코살라의 빠세나디 왕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태어난 이에게 늙음과 죽음을 벗어나는 일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대왕이여. 태어난 이에게 늙음과 죽음을 벗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대왕이여, 크게 번창한 왕족이라도 부유하고 재산이 많고 누릴 것이 많으며 금과 은이 넉넉하고 살림 도구와 돈과 곡식이 넉넉하다 해도, 태어났다면 그들에게도 늙음과 죽음을 벗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대왕이여, 크게 번창한 브라흐마나라도 부유하고 재산이 많고 누릴 것이 많으며 금과 은이 넉넉하고 살림 도구와 돈과 곡식이 넉넉하다 해도, 태어났다면 그들에게도 늙음과 죽음을 벗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크게 번창한 집안의 가장이라도 부유하고 재산이 많고 누릴 것이 많으며 금과 은이 넉넉하고 살림 도구와 돈과 곡식이 넉넉하다 해도, 태어났다면 그들에게도 늙음과 죽음을 벗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대왕이여, 마음을 흐리게 하는 것들(아사와)을 다하고, 수행 생활을 마치고, 해야 할 일을 마치고, 짐을 내려놓고, 바라던 목표에 이르고, 존재로 묶는 매듭을 다 끊고, 바른 앎으로 풀려난 수행자들조차 그 몸은 무너지고 내려놓아지기 마련입니다.”
빠알리 원문
Ekamantaṁ nisinno kho rājā pasenadi kosalo bhagavantaṁ etadavoca: “atthi nu kho, bhante, jātassa aññatra jarāmaraṇā”ti? “Natthi kho, mahārāja, jātassa aññatra jarāmaraṇā. Yepi te, mahārāja, khattiyamahāsālā aḍḍhā mahaddhanā mahābhogā pahūtajātarūparajatā pahūtavittūpakaraṇā pahūtadhanadhaññā, tesampi jātānaṁ natthi aññatra jarāmaraṇā. Yepi te, mahārāja, brāhmaṇamahāsālā …pe… gahapatimahāsālā aḍḍhā mahaddhanā mahābhogā pahūtajātarūparajatā pahūtavittūpakaraṇā pahūtadhanadhaññā, tesampi jātānaṁ natthi aññatra jarāmaraṇā. Yepi te, mahārāja, bhikkhū arahanto khīṇāsavā vusitavanto katakaraṇīyā ohitabhārā anuppattasadatthā parikkhīṇabhavasaṁyojanā sammadaññāvimuttā, tesampāyaṁ kāyo bhedanadhammo nikkhepanadhammo”ti.
잘 꾸민 왕의 수레도 낡아 간다. 이 몸 또한 늙음에 이른다. 그러나 바른 이들의 가르침(담마)은 늙지 않는다. 바른 이들이 바른 이들에게 이렇게 알린다.
빠알리 원문
“Jīranti ve rājarathā sucittā, Atho sarīrampi jaraṁ upeti; Satañca dhammo na jaraṁ upeti, Santo have sabbhi pavedayantī”ti.
부처님이 오늘 답한다면
따옴표 안의 말과 상자 안의 글만 경전의 말씀입니다. 나머지는 경에서 부처님이 답한 방식을 따라 편집자가 쓴 글입니다.
허무한 마음이 들 때 코살라의 빠세나디 왕이 한 질문이 도움이 돼요. 그도 태어난 이에게 늙음과 죽음을 벗어나는 일이 있느냐고 물었어요. 부처님은 먼저 사실을 말했어요. “없습니다”라고 했고, 재산 많은 왕족도 브라흐마나도 집안의 가장도 같다고 했어요. 마음의 일을 다 이룬 수행자들조차 몸은 무너진다고 했어요. 경은 죽음이 누구에게나 온다는 사실을 줄이지도 달래지도 않아요.
같은 경의 게송이 이어서 말해요. “잘 꾸민 왕의 수레도 낡아 간다.” 이 몸도 늙음에 이른다고 해요. 여기까지는 허무가 말하는 것과 같아요.
그다음 줄에서 게송은 방향을 틀어요. “바른 이들의 가르침(담마)은 늙지 않는다.” 낡아 가는 것들과 나란히 늙지 않는 것을 하나 놓아요.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이 대목에 적혀 있지 않아요. 바른 이들이 바른 이들에게 알려 온 것이라고만 해요.
오늘의 말로 옮기면, 사라지는 것 사이에서 내가 붙잡을 것을 찾아보라는 초대로 읽을 수 있어요. 이 부분은 편집자가 경을 읽은 방식이에요. 사람들이 서로에게 건네 온 좋은 말과 행동 가운데 오늘 내가 받은 것, 내가 건넬 수 있는 것을 하나 떠올려 보세요.
허무한 느낌이 몇 주 넘게 이어져 일상을 누르면 혼자 견디지 않아도 돼요. 믿을 만한 사람이나 상담 기관에 이야기해 보세요.
오늘 해 볼 것
- 허무가 올라오면 종이 한 장에 ‘사라지는 것 중 오늘 붙잡고 싶은 것’과 ‘사라져도 이어질 것 같은 것’을 하나씩 적어 보세요.
- 오늘 만난 사람 한 명에게, 내가 어디서 배운 좋은 것 하나를 짧게 전해 보세요.
- 몸이 가라앉은 날에는 물 한 컵을 마시고 10분쯤 걸으며, 걷는 동안 발이 바닥에 닿는 감각 하나를 알아차려 보세요.
이렇게 읽기 쉬워요
- 어차피 죽으니 무엇을 해도 소용없다는 말이다.
- 같은 경의 게송이 몸과 수레는 낡아도 바른 이들의 가르침은 늙지 않는다고 잇는다. sn3.3:2.1–2.4
- 수행을 잘하면 죽음을 피한다.
- 마음의 일을 다 이룬 수행자들도 몸은 무너진다고 한다. sn3.3:1.8–1.8
- 몸이 늙는 것은 대수롭지 않다는 말이다.
- 게송은 몸도 늙음에 이른다고 사실만 말한다. 가볍게 여기라는 말은 없다. sn3.3:2.1–2.2
경전 밖의 도움
부처님 말씀이 아닌 현실 안내입니다. 확인 2026-10-10
- 허무한 느낌이 몇 주 넘게 이어져 일·잠·식사를 누르면 정신건강의학과나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이야기해 보세요.
- 밤에도 이야기할 곳이 필요하면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 (24시간).
- 죽고 싶은 마음이 들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2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