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은 저녁 시간이 너무 길어요.

퇴근하고 불을 켜면 집이 조용해요. 밥을 차려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텔레비전을 켜 놓아도 저녁이 지나가지 않아요. 연락할 사람을 떠올려 봐도 부담을 줄까 봐 휴대폰을 내려놓게 돼요.

먼저

혼자 남은 저녁이 길게 느껴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하루 가운데 그 시간이 가장 무겁게 오는 날도 있지요.

부처님 때, 비슷한 자리

라자가하의 대나무 숲에 부처님이 머물던 때, 이름이 테라(어른)인 수행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홀로 마을에 탁발하러 들어가고 홀로 돌아오고 홀로 앉고 홀로 걸었으며, 홀로 지내는 것을 칭찬했습니다. 여러 수행자가 이 이야기를 부처님께 전했고, 부처님은 한 수행자를 보내 그를 불렀습니다. 부처님이 정말 그러냐고 묻자 테라는 그렇다고 답하고 자신이 지내는 방식을 말했습니다. 부처님은 그것도 홀로 지내는 한 가지라고 인정한 뒤, 홀로 지내는 일이 온전히 갖춰지는 길을 일러 주었습니다.

“정말 그러한가, 테라여. 그대가 홀로 지내고 홀로 지내는 것을 칭찬한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스승님.” “그대는 어떻게 홀로 지내고 홀로 지내는 것을 칭찬하는가?” “스승님, 저는 홀로 마을에 탁발하러 들어가고 홀로 돌아오고, 홀로 한적한 곳에 앉고 홀로 걷는 수행을 합니다. 스승님, 이렇게 저는 홀로 지내고 홀로 지내는 것을 칭찬합니다.”
SN 21.10 테라나마까 숫따 (장로라는 이름의 수행자) 2.7–2.11
빠알리 원문

“saccaṁ kira tvaṁ, thera, ekavihārī ekavihārassa ca vaṇṇavādī”ti? “Evaṁ, bhante”. “Yathā kathaṁ pana tvaṁ, thera, ekavihārī ekavihārassa ca vaṇṇavādī”ti? “Idhāhaṁ, bhante, eko gāmaṁ piṇḍāya pavisāmi eko paṭikkamāmi eko raho nisīdāmi eko caṅkamaṁ adhiṭṭhāmi. Evaṁ khvāhaṁ, bhante, ekavihārī ekavihārassa ca vaṇṇavādī”ti.

“그것도 홀로 지내는 한 가지이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테라여, 홀로 지내는 일이 온전히 갖춰지는 길을 들어라. 잘 새겨 들어라. 말하겠다.” “그러겠습니다, 스승님.” 하고 그는 대답했다. “테라여, 홀로 지내는 일은 어떻게 온전히 갖춰지는가? 테라여, 지나간 것은 놓아 버렸고, 오지 않은 것은 내려놓았으며, 지금 얻은 이 몸과 삶에 대한 욕심과 탐욕을 잘 걷어 냈을 때이다. 테라여, 이렇게 홀로 지내는 일이 온전히 갖춰진다.”
SN 21.10 테라나마까 숫따 (장로라는 이름의 수행자) 3.1–3.7
빠알리 원문

“Attheso, thera, ekavihāro neso natthīti vadāmi. Api ca, thera, yathā ekavihāro vitthārena paripuṇṇo hoti taṁ suṇāhi, sādhukaṁ manasi karohi; bhāsissāmī”ti. “Evaṁ, bhante”ti kho …pe…. “Kathañca, thera, ekavihāro vitthārena paripuṇṇo hoti. Idha, thera, yaṁ atītaṁ taṁ pahīnaṁ, yaṁ anāgataṁ taṁ paṭinissaṭṭhaṁ, paccuppannesu ca attabhāvapaṭilābhesu chandarāgo suppaṭivinīto. Evaṁ kho, thera, ekavihāro vitthārena paripuṇṇo hotī”ti.

부처님이 오늘 답한다면

따옴표 안의 말과 상자 안의 글만 경전의 말씀입니다. 나머지는 경에서 부처님이 답한 방식을 따라 편집자가 쓴 글입니다.

이 경의 수행자는 늘 혼자였고 혼자인 것을 칭찬하던 사람이에요. 혼자 남은 저녁을 견디는 사람과 처지가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부처님이 홀로 지내는 일에 대해 한 말은 혼자 있는 저녁에도 쓸 수 있어요.

부처님은 먼저 어떻게 홀로 지내는지 물었고, 그의 방식을 듣고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혼자 있는 사람을 고치려 들지 않고 그가 하는 일을 홀로 지내는 한 가지로 받아 준 거예요.

그런 다음 홀로 지내는 일이 온전해지는 길을 말했어요. 지나간 것은 놓아 버렸고, 오지 않은 것은 내려놓았고, 지금 얻은 몸과 삶에 대한 욕심은 걷어 냈을 때라고요. 긴 저녁에 마음이 가는 곳을 살펴볼 수 있어요. 지난 일을 곱씹고 있는지, 다가올 날을 미리 헤아리고 있는지요. 그 두 곳에 마음이 오래 머문다면 이 경이 말한 곳과 거리가 있어요. 거리가 있다고 잘못된 건 아니에요.

이 말에는 외로움이 없어진다는 약속이 들어 있지 않아요. 외로움이 몸에 무겁게 오는 날은 사람의 목소리가 필요한 날일 수 있고, 그럴 때 연락하는 일은 이 경과 부딪히지 않아요.

오늘 해 볼 것

  1. 저녁에 할 일 하나를 시각과 함께 정해 두세요. 7시에 따뜻한 국을 끓이는 것처럼 작은 일이면 돼요.
  2. 마음이 지난 일이나 다가올 일로 가면 ‘지금 이 저녁’ 하고 한 번 말하고, 컵의 온기나 바닥에 닿은 발의 감촉을 느껴 보세요.
  3. 일주일에 한 번 짧은 안부 한 줄을 누군가에게 먼저 보내 보세요.

이렇게 읽기 쉬워요

혼자 지내는 것을 칭찬하는 수행자를 부처님이 꾸짖었다.
부처님은 그가 하는 방식을 홀로 지내는 한 가지로 인정하고, 그다음에 홀로 지내는 일이 온전해지는 길을 일러 주었다. sn21.10:3.1–3.3
혼자 있는 저녁이 괴로우면 마음이 덜 닦였다는 증거다.
경은 홀로 지내는 일이 온전해지는 길을 말할 뿐, 혼자 있는 저녁의 괴로움을 판정하는 문장은 이 범위에 없다. sn21.10:3.5–3.7
지나간 것을 놓는다는 말은 지난 일을 잊어야 한다는 말이다.
경은 지나간 것을 놓아 버린 상태를 말할 뿐, 잊는 방법도 때도 정하지 않는다. sn21.10:3.6–3.6

경전 밖의 도움

부처님 말씀이 아닌 현실 안내입니다. 확인 2026-10-10

  • 저녁의 외로움이 몇 주 넘게 이어져 잠·식사·일이 무너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나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이야기해 보세요.
  • 밤에도 이야기할 곳이 필요하면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 (24시간)